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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모델중심의 AI에서 데이터 중심의 AI로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21-08-23 08:58 KRD7
#알서포트

이상윤 알서포트 AI프로젝트 PM

(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유태인들은 아이들이 처음으로 알파벳을 배울 때 알파벳 모양을 꿀로 만들어 빨아먹게 한다고 한다. 그러면 ‘활자(活字)는 좋은 것’이라는 인상이 아이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된다. 그 효과는 아이의 평생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활자로 표현된 정보를 저항감 없이 습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수학과정은 2~3년마다 바뀌고 있는데, 올해 교과과정을 훑어보니 특이하게도 수학 교과목 중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 부분이 선택할 수 있게 된 것뿐만 아니라 ‘기하와 벡터’는 아예 사라져 버렸다. 이는 앞으로 AI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심히 우려가 된다.

AI시대에 ‘기하와 벡터’가 왜 중요한 지는 필자의 지인이 다음과 같이 명확히 표현했는데, AI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NSP통신-이상윤 알서포트 AI프로젝트 PM (알서포트 제공)
이상윤 알서포트 AI프로젝트 PM (알서포트 제공)

딥러닝(Deep Learning)은 데이터를 벡터로 표현해 내지 못하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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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 영역을 대표하는 딥러닝은 데이터를 먹고 자란다. 소량의 데이터로 학습하는 N-shot Learning 기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데이터에 대한 통찰에서 출발한다. AI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앤드류 응(Andrew Ng)교수도 역시 데이터의 중요성을 ”모델 중심의 AI에서 데이터 중심의 AI로(From Model-centric to Data-Centric AI)”라는 인터뷰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데이터를 표현하는 것이 벡터이다. 물론 딥러닝 모델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모델 자체를 구성하는 기반 기술도 벡터의 확장인 행렬 연산이다.

AI기반기술이 국가의 경쟁력이며, 수학적인 개념과 사고가 그 중심이다.

예전에는 “천체망원경의 지름이 그 나라의 국력을 나타낸다.” 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AI가 국가 경쟁이 되었다. AI기술력은 관련 논문의 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AI분야에서 논문, 연구인력 모두 미국을 앞질렀다 ” 라는 기사가 발표되었다. 체감상으로도 딥러닝 관련된 논문을 검색하다 보면 중국 출신의 저자가 전체 논문 중 절반 이상 눈에 띈다. “중국이 원래부터 그랬나? 그러면 우리나라는?” 이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든다.

논문 발표비율은 중국은 2012년도 4.9%에서 2019년도에는 11.4%로 급성장하였다. (집계기준은 발표기관마다 달라 여기서는 arXiv기준으로 제시한 수치이다.) 같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0.38%에서 1.28%로, 일본은 1.7%에서 1.98%으로 성장하였다. 참고로 AI관련 전문가는 박사학위를 받은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하여 일하는 비율이 30% 남짓임을 밝혀 둔다.

요즘은 AI기반기술이 국가의 주요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며, 그 중심에는 수학적인 개념과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기하와 벡터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기본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학교에서 학습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는 입시제도의 개편을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수학교과 과정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학적인 재능이 없는 나라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본래 수학 강국이었다. 매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 International Mathematical Olympiad)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수상내역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수포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학에 대해 어렵게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서두에서 유태인 이야기로 글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수학과목이 되도록 고등학교 과정부터 국가적인 전략이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배우는(배웠던) 행렬식(matrix determinant)이라는 개념을 익힐 때 무작정 외워서 계산하도록 하지 말고 “행렬식은 공간의 변형으로 인한 면적(또는 부피)의 비율”이라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면 좋을 것이다 .

대개 긍정적인 글보다는 부정적인 글이 독자의 호응을 많이 얻으며 쓰기도 쉽다. 더군다나 이 글이 또 하나의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또 하나의 기사가 될까 조심스럽다. 그러나 “기하와 벡터”는 10년 뒤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대학을 진학해서 AI강대국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자녀들이 당면한 문제이다. 그러니 교육당국은 “기하와 벡터”부분을 수학과목에 다시 편입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수학을 ‘재미있는 과목’이라고 인식될 수 있도록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

NSP통신 peopl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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