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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까

우울해도 괜찮아…‘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NSP통신, 박지영 기자, 2019-03-06 15:55 KRD7
#우울해도괜찮아 #신간도서 #문성철 #책읽는귀족
NSP통신

(서울=NSP통신) 박지영 기자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의 유명한 시 한 구절이다. 그런데 정말 살아보면 이 말이 딱 맞는 것을 알 수 있다. 삶은 곳곳에서 우리를 좌절하게 하는 함정을 파놓고 있다. 우울증은 자신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장벽을 만났을 때 생긴다는 말도 있다.

출판사 서평에 따르면 신간도서 우울해도 괜찮아(지은이 문성철, 출판사 책읽는귀족)의 저자는 어머니가 마음이 아픈 걸 옆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스스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을 곱씹으며 이 책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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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인생을 산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텐데 하는 후회보다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쓰기로 했다.

“원래 인생은 즐거움, 분노, 슬픔, 기쁨의 롤러코스터다. 종착역이 슬픔일 수도 있고, 기쁨일 수도 있는 거다. 만약 병이 낫지 않을 수도 있단 걸 알았다면 전혀 다른 선택을 하며 살았을 것 같다. 결벽증처럼 치료에 집착하지도 않았을 거고, 가족을 구할 슈퍼맨이 되려고 매진하지도 않았을 테다. 그보다는 고통과 지혜롭게 동행하려 노력했을 거다. 정답만을 고집하지 않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상황에 맞게 유연한 해법을 더 고민했을 거다. 삶을 그래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더 유연한 해법을 고민하라고 말한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저자 역시 아무리 우울한 일이 우리 삶을 덮치더라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기를 권한다. 조금만 각도를 달리 봐도 인생은 아주 다른 색깔을 띠고 있으니까.

이 책의 장점은 직접 우울증이라는 소용돌이 안에서 갇히지 않고 삶을 헤쳐나온 저자의 아주 솔직한 경험담이라는 사실이다.

그 진정성이 전해주는 감동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더 나아가 독자들에게 이 책을 통해 힐링이 되는 공감의 순간을 선물한다.

마음의 방어막을 ‘무장해제’한 채 한번 실컷 울어보고 싶거나, 스스로 솔직해지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 우울해도 괜찮아는 가족, 그중에서도 가장 친밀한 존재인 엄마와의 관계에서 겪는 저자의 고백이다. 특히 저자의 엄마는 보통 일상 속 엄마들처럼 건강하게 옆을 지켜주지 못했다. 저자는 마무리 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누구나 이야기가 깔끔하게 기쁜 장면으로 끝나길 바란다. 하지만 그건 욕심이다. 인간인 우리가 스스로 마지막 모습을 선택할 순 없다. 오로지 절대자만이 결정할 수 있을 뿐. 엄마 인생도 그랬다. 끝 장면은 슬픔이었다. 아픔을 견뎌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순간에 안타깝게 아프셨지만 이 모습만으로 인생 전체를 평가할 순 없다. 희로애락을 관통하는 일직선에서 몇 개의 점에 지나지 않는 사건일 뿐이다.”

이와 같은 저자의 말처럼, 우리 인생은 누구나 한 가지 사건으로 평가할 수 없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도 그의 인생 전체를 놓고 봐야 할 것이다. 가족이라는 존재도 그렇다. 가족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벗어날 수도 없는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가족은 우리에게 때로는 큰 행복감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 삶의 많은 우울감은 가족에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이 책 우울해도 괜찮아는 그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가족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그러면서 우리가 삶에서 어떤 마음의 자세로 그들을 바라볼 때, 자기를 억누르고 있는 삶의 무게감이 달라질 수 있는지도 되돌아보게 한다.

자기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 그 관계에서 오는 심리적 작용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우리 삶은 다른 곡을 연주할 것이다.

당신의 인생에선 어떤 곡이 연주되길 바라는가. 이 책 우울해도 괜찮아의 저자가 들려주는 삶의 연주곡은 어떤 색깔일까. 지금 우울한가. 혹은 우울했던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라.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 우울감의 실체를 만나보기 바란다.

그저 그림자만 보고 괴물처럼만 느끼던 우울감은 인생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휘파람이라도 가볍게 불면서 “우울해도 괜찮아!”를 연거푸 외칠 수도 있다.

뭐, 어떤가. 인생, 별거 있는가.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정의하는 대로 느껴질 뿐이다. 우울감, 우울증, 이제 피하지만 말고, 똑바로 한 번만 바라보자.

일단, 그것부터 시작하자. 그럼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간 것이다. 그럼 그것으로 된 거다. 삶은 계속되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생명’의 이름으로 이 세상에 온 자신이 삶에 대해서 할 바를 다한 것이니까.

문성철 작가는 사춘기 시절, 엄마가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힘들어했다.

마음 둘 곳이 없어 계속 방황하다 25살이 돼서야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아등바등하며 삼성전자에 ‘고령’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도 했지만 적응 못 하고 그만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행복을 좇았다. 넘어지고 일어서길 반복하며 마침내 자신을 옭아매던 생각에서 자유로워졌다. 작가가 돼 기쁨과 슬픔으로 곱게 물든 사람 이야기를 수집하며 아름답게 삶을 꾸려가고 있다.

NSP통신/NSP TV 박지영 기자, jy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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