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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녕 통신시장에서의 ‘약자보호’란 없나"

NSP통신, 박정섭 기자, 2014-11-18 22:14 KRD7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 #KT #아이폰 #단통법

(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정녕 통신시장에서의 ‘약자보호’는 없단 말인가.”

‘약자보호’는 커녕 오히려 ‘약자 죽이기’의 행태가 자행되고 있는게 현재 이동통신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5:3:2의 구조가 뿌리박혀 이동통신 3사중 가장 ‘약자’라 할 수 있는 ‘LG유플러스 죽이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1위(SK텔레콤, 이하 SKT)와 2위(KT) 사업자가 연합해 3위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그 시장을 독차지하려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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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단통법이 시행된지 채 한달도 못돼 최근 터진 아이폰6 대란, 소위 ‘아식스 대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뽐뿌 등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아이폰6를 10~20만원에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산, 고양, 사당 등 10여 곳에서 수십명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단통법 시행 전 소위 무슨 무슨 대란이 있었던 날이면 온라인을 장식하던 바로 그 모습이다.

언론에서도 줄서기 사진과 함께 호갱의 재탄생, 단통법 무용지물 등을 운운하며 통신사의 책임을 물었다. 그런데 유통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올려 대란 유발 사업자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자 오히려 후발사업자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1, 2위 사업자가 합세해 3위 사업자를 집중 공격하는 형국이다.

이번 대란의 원인과 관련해 SKT와 KT는 아이폰6 출시 이후 소위 대란이 있었던 3일까지 LG유플러스만 번호이동 가입자가 순증했다는 것을 내세우며 LG유플러스가 이번 대란을 촉발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LG유플러스에는 없는, 지금까지 기존 아이폰 모델을 이용 중인 고객이 새로운 아이폰6로 갈아타는 기기변경 고객 숫자는 쏙 뺀 채다. 아이폰6 이전 모델은 SKT와 KT만 출시했기 때문에 이 고객들은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을 통해 아이폰6를 이용하게 돼 SKT나 KT는 번호이동에서 순증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다.

또한 SKT와 KT는 LG유플러스가 먼저 리베이트를 올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KT가 대리점 등에 서비스 판매 대가로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35만원으로 먼저 올리면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이는 통상적인 리베이트 규모로 알려진 10~20만원 수준의 2배 수준으로, 경쟁사들이 리베이트를 KT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시장이 들썩거렸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KT가 다시 50만원 수준으로 올리면서 경쟁사들의 대응이 이어졌고, 이날 저녁 무렵 KT가 70만원까지 리베이트를 올려 2일 새벽에 결국 줄서기까지 등장하는 대란의 정점을 찍게 된 상황이다. 당시 LG유플러스는 리베이트가 너무 과도하게 상승하자 대응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6 출시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중고폰 가격 선지급 프로그램인 ‘제로클럽’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예약판매 등을 통해 드러난 제로클럽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아이폰 구매 고객의 90%가 제로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를 단통법 위반이라며 비난하던 SKT와 KT가 아이폰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유사한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LTE 서비스 출시 이후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 LG유플러스가 혁신적인 요금제를 선보일 때마다 짧게는 불과 몇시간만에 요금제 베끼기로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했던 SKT와 KT가 또다시 프로그램 베끼기로 3위 사업자의 혁신적인 행보를 막고 나선 것이다.

무한 시장경쟁체제 하에서 건전한 경쟁은 바람직한 일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자 편익은 향상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경쟁이 꼼수와 함정으로 후발사업자를 퇴출시키려는 시도로 변질된다면 이는 시장 측면에서도 소비자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desk@nspna.com, 박정섭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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