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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희 정치칼럼

대한항공 땅콩회항과 박 사무장의 자존감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14-12-18 17:31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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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한면희(성균관대 초빙교수, 전 창조한국당 대표)
한면희(성균관대 초빙교수, 전 창조한국당 대표)

(서울=NSP통신) 대한항공(003490) 땅콩회항이 연일 뉴스거리를 장식하는 가운데 우리를 주목하게 만드는 한 인물이 눈에 들어온다.

조현아 부사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아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회항해 하기하게 된 사무장 박 모씨다.

사건의 진상은 추후 밝혀지겠지만, 대한항공이나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드러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항상 조직 이기주의에 따라 기능하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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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사태의 진실을 박사무장에게서 엿볼 수 있다. 그는 향후 불이익이 닥쳐올 것을 감수하면서도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 다수는 정직과 진실에 충실하기보다는 집단의 이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처신하는 편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운신하도록 눈치를 보게 되거나 자기검열을 스스로 하는 연유는 서열화의 이익 결사체에 속해 있음을 의식하기 때문인데, 사기업이 결사체의 전형이고 국가기구인 이 나라 검찰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고 보인다.

대한항공의 대처 방식에서 결사체 조직논리를 찾을 수 있는데, 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조현아 부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조작과 거짓을 일삼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 논리는 승무원과 사무장이 기내 서비스와 안전 점검의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위반했고 이것을 임원인 조부사장이 지적한 것인데, 경위야 어찌 되었든 승객들에게 불편을 드린 것은 잘못이므로 죄송하다고 판단하여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승무원 교육을 강화하여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진실이 담겨있는가? 한마디로 없다. 오히려 시선을 끄는 것은 박사무장의 태도다.

월급 받아 살아가는 처지라고 하더라도 자신은 회사의 도구, 영혼 없이 흔드는 대로 움직이는 기계 부품일 수 없다고 느낀 것이다.

그래서 그는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가 자존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정치철학적으로 인간을 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다. 우파 자유주의는, 마이클 샌델의 지적처럼 무연고적 자아의 상이다.

시장서 자유롭게 이익을 도모하는 인간상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경쟁하는 독립적 자아로 인식한다. 여기서 갑이 아닌 을의 계층은 서러워도 참고 살아간다.

이런 결사체로만 이루어진 사회가 건강할까? 인간으로서 자존감을 가질 수 없으므로 건강하지 않다. 인격체로서 각자 삶을 위해 돈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 돈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존감을 중시한 박 사무장의 용기와 태도에 대해 우리는 박수갈채를 보낼 만할 것이다.

달리 보는 정치철학도 있는가?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이라면 자신의 물질적 삶에 필요한 것을 생산하는 협력적 실천노동에 직접 참여하는 데 그 본래적 상이 있다고 보았다.

협력이라는 관계성을 중시하고 있지만,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청된 공산당의 실행 역시 인민을 도구화하는 독재로 빠져들었다. 역시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자존감을 찾을 수 없다.

우파 자유주의는 자존감을 짓밟는 사회제도를 양산하고 있고, 좌파 평등주의는 이를 간과하기 일쑤다.

다른 대안은 없는가? 신공동체주의는 사회 구성원 각자를 연계적 자아의 상으로 조망한다. 각자가 자아로서의 고유성을 드러내도록 노력하되, 연계된 동료 구성원들에게 해악이 아닌 미덕어린 영향을 끼침으로써 공동선을 도모하는 자아의 상으로 자리매김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사회는 국가와 시장, 개인의 삼자구도로 정립되어 있는 형세로 정부권력과 시장금력에 개인이 휘둘릴 수밖에 없는 양상이다. 이에 개개인들이 규범적 공동체로 결집해서 효율적 시장과 정부권력으로 하여금 바르게 작동하도록 인도해야 한다.

국가와 시장, 규범적 공동체로 새롭게 정립될 때 사회가 선한 방향으로 지향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 박 사무장의 눈물도 닦아줄 수 있게 된다. 연계적 자아의 사회적 존재감을 바르게 부상시킴으로써 정직과 용기, 성실을 갖춘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 사회의 앞날은 밝다고 할 것이다. 새 정치철학이 요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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