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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우언(禹言) 산책① - 다언하익(多言何益)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18-05-28 22:39 KRD7
#기고 #이만호 #우언 #禹言 #빅히스토리랩

이만호 빅히스토리랩(Big History Lab)대표

(서울=NSP통신) 중국의 춘추전국시대(BC770~BC221)는 오늘날 동양사회를 이끄는 가장 사상적 기초가 놓여 졌던 시기다.

이 시대에는 공자를 필두로 하는 유가, 장자(莊子)의 도가, 묵즉(墨翟)의 묵가, 한비자의 법가 등 수 많은 사상가들이 등장해 강자존(强者存)이라는 양육강식의 시대에서 때로는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더욱더 강성하기 위해 고민하던 각 나라의 제후들에게 각자의 학설을 역설했다.

우언(禹言)은 이러한 시대상에서 여러 사상가들이 자신의 학설과 정치사상을 제후들에게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유세하기 위해 채택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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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에서 우언(寓言)이라는 말을 가장 일찍 사용한 책은 장자(莊子)다. 장자는 天下篇에서 “천하는 침체하고 혼탁하여 올바른 이론을 펼 수가 없다. 그리하여 巵言(치언)을 끝없이 늘어놓고, 重言(중언)으로 진실성을 더하고, 寓言을 광범위하게 적용했다(以天下爲沈濁, 不可與莊語. 以卮言爲曼衍, 以重言爲真, 以寓言爲廣.)

또 우언(寓言)篇에서는 “우언(寓言)이 9할이요, 중언(重言)이 7할이며, 치언(巵言)은 일에 따라 매일 같이 사용한다(寓言十九 重言十七, 巵言日出, 和以天倪.) 라고 하여 우언(寓言)이란 말이 등장하게 된다.

여기서 중언(重言)은 명인의 말을 인용하거나 그에 기탁한 것으로 무게를 빌린다는 뜻이며 치언(巵言)은 주지(主旨)의 설정이나 문장을 쓰는 데에 실제 인물, 또는 사실의 제약을 벗어나 임의대로 발휘하는 변화무쌍함을 의미한다.----생략 가능)

우언이란 우의(寓意)를 담고 있는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로써 이러한 ‘이야기’라는 형식상 특색으로 인해 우언에는 정치적 색채는 물론 문학적, 철학적 색채가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우언은 춘추시대 말기부터 전국시대 중기의 묵자와 맹자의 우언을 시작으로, 전국시대 중기의 장자의 우언에 이르러 그 예술성을 한층 성숙시켰고 전국시대 말기 한비자는 춘추전국시대 우언을 집대성하였다고 평가 받는다.

우언은 옛일을 빌어 오늘날의 일을 알려주고 사물(내지 동물)을 빌어 인간사를 말해준다. 따라서 필자는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통용될 수 있는 우언을 선별해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다언하익(多言何益)

자금(子禽)이 그 스승인 묵자(墨子)에게 물었다(子禽問曰)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유익합니까(多言有益乎)”

묵자가 말했다(墨子曰) “맹꽁이나 청개구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입이 마르고 혀가 닳도록 울고, 파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윙윙거리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를 귀찮게 생각하여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그러나 새벽 수탉을 보아라. 시간 맞추어 몇 번 울면 천하를 움직이게 한다. 말이 많은 것이 어찌 유익하겠는가? 말을 때맞추어 하는 것이 중요하지(蝦蟆、蛙、蠅,日夜恆鳴,口乾舌擗,然而不聽。今觀晨雞,時夜而鳴,天下振動。多言何益 其言之時也)”

이 우언은 말이란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기가 중요하다는 생활교훈을 우의화한 것이다.

날마다 말실수(舌禍)가 뉴스에 오르내리는 세상이다. 흔히들 말의 내용을 중요시하여 세련되게 말을 가다듬는데 수고를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말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구분하는 분별력 일 것이다.

NSP통신

※이만호 빅히스토리랩(Big History Lab)대표는 대구 출생으로 연세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0여 년간 국민은행, SK텔레콤 등에서 직장 생활을 한 후 의료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했다. 현재는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을 위한 지적 탐구에 매진하며 저술활동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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