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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아우디 등 수입차업계 레몬법 도입 눈치작전…검토만 ‘수개월’

NSP통신, 정효경 기자, 2019-03-13 06:43 KRD2
#한국형레몬법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혼다

국내 점유율 상위 수입차 업체 다수 레몬법 도입 지지부진

(서울=NSP통신) 정효경 기자 = 자동차 교환·환불 제도인 일명 한국형 레몬법이 지난해 7월 본격 도입되기로 고시된 이후 올해 1월부터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도입 여부에 강제성이 없어 지지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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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가장 먼저 한국형 레몬법의 도입을 알린 볼보를 선두로 롤스로이스, BMW, 닛산, 토요타, 재규어랜드로버가 뒤이어 레몬법 도입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혼다, 지프, 포르쉐 등 국내 수입차 점유율 상위 업체 다수가 아직까지 레몬법 도입을 저울질 하며 수개월 째 내부 검토 중에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이하 벤츠)는 한국형 레몬법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국토교통부에 관련 법령 및 상세규정에 대해 서면 질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벤츠는 신속한 법안 도입을 위해 빠른 진행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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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관계자는 “해당 법령 도입 시기에 대해 타 업체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법안 도입을 위해 국토부 질의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레몬법의 시행 고시는 이미 지난 7월에 이뤄져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벤츠가 레몬법 도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업계는 최근 급속히 벤츠의 판매 기조가 늘어난 것을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벤츠는 최근 몇 년 새 국내 판매량이 급속히 늘어나며 국내 수입차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이에 따라 벤츠가 레몬법을 도입할 경우 소비자와의 분쟁 등이 판매량과 비례하게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우디는 “현재 내부 협의 중에 있어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우디는 국토부에 레몬법 도입에 동의를 표하는 등의 진행상황까지도 가지 못한 채 ‘내부 협의 중’인 것. 아우디는 지난 2월 1717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18대 대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1월의 700대와 비교했을 때도 145.3%나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A6가 2월 베스트 셀링 모델에도 올랐다.

폭스바겐 역시 내부 검토 중에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사내 유관부서가 레몬법 도입 여부를 놓고 면밀히 검토 중”이라면서 “레몬법이 도입이 될지 안 될지는 법적 이슈라 확답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프(FCA그룹코리아)와 혼다, 포르쉐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지프 관계자는 “레몬법 도입과 관련해 미국 본사에 질의한 상태”라며 “딜러사 및 관계부서 등이 현재 의사 조율 등에 있으며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혼다 관계자 역시 내부적으로 레몬법 실행을 위해 시스템 및 제반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들어서부터 논의를 진행한 것은 아니다”고 하며 “레몬법이 이슈된 이후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도입 시기에 있어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레몬법이 명시돼 있는 자동차관리법 시행 규칙에는 ‘자동차 제작자 등이 교환·환불 중재 규정을 수락한 경우에 한한다’는 단서 조항이 들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레몬법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소비자들은 이 제도의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레몬법은 시행 전부터 까다로운 교환·환불 조건이나 절차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면서 “제도가 시행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정부의 준비 부족과 기업의 비협조로 아직 레몬법 작동이 안 되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실련은 “레몬법은 모든 차량에 적용되는 강제조항이 아니라 자동차 매매계약서에 레몬법 규정이 적용된다고 명시된 경우에만 효력이 발생해 다수의 자동차 업체가 이를 악용하여 레몬법 규정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는 예외 없이 레몬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형 레몬법은 구매 후 1년 이내 혹은 주행 거리 2만㎞ 미만에 해당 하는 차량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 동일 증상 2회, 일반적인 하자의 경우 동일 증상 3회 이상 수리 후 재발 시 제조사에 신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중대한 하자의 장치에는 ▲연료공급 ▲주행관련전기 ▲전자장치 ▲원동기 ▲동력전달장치▲조향·제동장치 ▲차대등 등이 포함된다. 현재까지는 개인소비자만 한국형 레몬법에 해당되고 사업용 차량과 버스나 택시는 해당하지 않는다. 아울러 차량의 교환이나 환불여부를 결정하는 중재는 국토부의 자동차 안전하자 심의위원회에서 진행된다.

NSP통신/NSP TV 정효경 기자, hyok3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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