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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니

은행권 희망퇴직금 5억 ‘불편한 진실’…남겨진 사람도 “무섭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3-01-17 13:28 KR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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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최대 5억원’이라는 꼬리표를 단 은행권의 희망퇴직 소문에 금융권이 시끌시끌하다. ‘칼바람’이 아닌 ‘한 몫 단단히 챙긴다’고 보는 시각과 함께 경기 침체 위기 속 ‘퇴직금 잔치’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은행권 관계자들은 “부풀려진 금액”이라며 “남겨진 사람도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실무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임원 한 분은 희망퇴직 후 동네에서 ‘인생네컷(즉석 스티커사진)’ 사업이라도 해야 하나 한숨을 쉰다”며 “가정이 있으면 쉽게 희망퇴직도 선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대상이 40대까지 확대된데다 사상 최대실적에 힘입은 ‘역대급’ 퇴직금으로 희망퇴직 신청자가 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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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3년(36개월) 규모의 월 급여를 퇴직금으로 내걸었다. 이와 함께 재취업 지원비,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 등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부지점장급 인력의 경우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5억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는 경기가 어려운데 ‘돈 잔치’를 한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지만 실제 은행 직원들의 속사정은 다르다. 은행 관계자들은 “소수 임원들만 ‘역대급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으며 자녀가 있는 젊은 직원들의 경우 퇴직금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변에서는 (퇴직금으로) 5억원 받아 좋겠다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 5억원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매우 소수이며 연차가 굉장히 많은 임원급만 가능하다”며 “대부분의 직원들은 약 3억원 정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중간한 50대의 나이에 퇴직을 하게 되면 사실 막막하다”며 “자녀가 결혼하지도 않았는데 재취업하기가 어려워서 희망퇴직을 결정한 본부장님은 동네에 ‘인생네컷’ 가게라도 차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하신 분들을 보면 미혼의 여성 직원들이 많다”며 “현실적으로 가정이 있는 직원들은 선뜻 안정적인 일자리를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40대부터 받는다고 해서 좋아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막상 나오면 막막할 듯 하다”며 “5억원이라는 금액이 최대 퇴직금인데 5억원을 받는다고 해도 잠깐 커 보이는 숫자일뿐 40대에 은행에서 나가면 할 수 있는 게 카페를 차리는 것 외에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권 실무자들에 따르면 퇴직한 은행원들은 타 금융사 감사로 이직을 많이 하는데 이마저도 50대 이상의 연령에 감사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연차가 쌓인 경우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금융권에서 인력을 뽑을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고 금융사에서 경력자를 모집하는 것도 IT분야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목돈을 마련한다는 눈으로 보면 굉장히 많은 금액이라 인생 2막을 열겠다고 하지만 이는 자녀가 없고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은행에 남아 있어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무섭다”고 토로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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