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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AI강국 되려면…AI 평가와 인증, 선의의 경쟁 유도해야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21-01-26 09:09 KRD7
#한국AI교육협회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한국AI교육협회 회장

(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AI 챗봇이다. 국내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챗봇(chatter robot, chatterbot, chatbot: 사람과 대화·상담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이루다’가 소수자 혐오 및 차별 발언을 해서 충격을 주고 운영이 중단됐다. 이 사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챗봇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계기로 정부 당국과 관련 기업 등이 적절하게 잘 대처하면 우리나라 AI 발전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엔은 19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격년으로 ‘전자정부 발전지수’와 ‘전자정부 온라인 참여지수’를 평가해서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2002년에 세계 15위였다. 하지만 소관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2010년에 세계 1위를 시작으로 3회 연속 유지하다가 그후 3위로, 2020년에는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보면 2010년부터는 10년 동안 줄곧 세계 1~3위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NSP통신-문형남 교수 (한국AI교육협회 제공)
문형남 교수 (한국AI교육협회 제공)

우리나라 전자정부 순위가 세계 15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 되기까지의 과정이나 주된 요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전자정부 관련 정부 과제 책임자로서 과제를 수행했기 때문에 그 과정과 이유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전자정부는 웹사이트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온라인으로 민원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정부24(구 민원24)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와 중앙부처와 지자체 웹사이트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2002년부터 10년 가까이 매년 전자정부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행안부 장관 표창 등 상을 주고 격려한 것이 큰 요인이라고 본다. 행정기관간 선의의 경쟁을 유발한 것이 세계 최고가 되는데 촉진제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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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금융기관, 유통업, 공공기관 등에서 경쟁적으로 AI챗봇을 도입했지만 아직 그 수준이 미흡하다. 필자는 오랜 기간 전자정부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평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년전에 AI챗봇 평가 모델을 개발해서 금융기관에서 도입 사용중인 10여개 챗봇을 평가해서 한 언론사에 자료를 제공했다. 그 자료에 의하면 금융기관들이 거액을 투자해서 AI챗봇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었으나 평가를 해보니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챗봇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는 곳은 많지 않다, 수억원을 들여 챗봇을 도입했는데, 예상한 성능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고객의 불만만 키워 기존 챗봇을 걷어내고 새로운 챗봇을 도입하는 기업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언론사는 그 내용을 발표하지 않아서 평가 내용이 사장되었다. 올해에는 다시 평가해서 꼭 발표를 하려고 한다. 챗봇을 주기적으로 평가해서 결과를 발표하면, 과거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챗봇 도입 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챗봇을 비롯한 AI 수준이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AI를 도입한 국내 기업의 40%는 오히려 사람을 더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AI가 사람의 업무를 50% 이상 대체하는 데 평균 2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KDI의 ‘AI에 대한 기업체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AI를 도입한 기업 10곳 중 4곳은 AI 도입 후 인력이 평균 6.8% 늘었다고 한다. 이는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란 예측을 뒤집은 결과다. KDI는 AI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매출이 늘어 오히려 인력이 더 필요한 다른 분야에서 채용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무분별하게 경쟁적으로 AI 챗봇을 도입해서 예산을 낭비하고 고객의 불편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AI 챗봇 도입을 신중하게 해야 하며, 챗봇을 도입한 기업과 기관들에 대해서는 챗봇의 성능을 주기적으로 평가해서 개선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AI 도입이 일자리를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도 떨쳐버려야 한다. 따라서 챗봇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AI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문형남 교수는 증권회사 애널리스트(5년)와 경제신문 IT전문 기자(7년)를 거쳐 2000년부터 숙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을 거쳐 현재 경영전문대학원 AI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로 21년째 재직중이다. 하이테크정보의 ‘제50회 하이테크 어워드’(2020.7)에서 ‘AI교육부문 대상’을, 지속가능과학회에서 수여하는 ‘지속가능과학상 ICT부문 대상’(2020.12)을 수상했다.

NSP통신 peopl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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