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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리포트

‘악성채권 최다’ 현대카드, 애플페이는 ‘금줄’일까 ‘실낱’일까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3-02-09 10:37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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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현대카드가 6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옥 로비에서 출근길 임직원들에게 사과를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현대카드)
현대카드가 6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옥 로비에서 출근길 임직원들에게 사과를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현대카드)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의 ‘만년 3위’ 꼬리표를 뗄 ‘금줄’일까 아니면 시작은 위대하나 미래는 불투명한 ‘실낱’같은 희망일까. 소문만 무성했던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설이 사실화됐다.

이를 두고 업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단 이른바 ‘사과농장주(모든 전자제품을 애플 제품으로 장착한 애플 매니아)’의 환호와 함께 간편결제를 위해 삼성페이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애플페이로 갈아타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애플페이 우선 계약을 맺은 현대카드의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

반면 독점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카드는 NFC단말기를 설치해주는 비용을 떠안기만 하고 모든 카드사에 애플페이의 길을 열어주는 ‘억울한’ 포지션에 위치하게 될 것이란 안타까운 예측도 있다. 이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불확실한 애플페이의 미래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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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연체 금액 즉 악성채권이 업계에서 최다를 기록하는 등 일단 자체 체력이 약한 상황에서 부스터를 달고 애플페이 선점을 위해 전력 질주를 해야 하는 것이 현대카드의 상황이다.

◆애플 매니아에게도 ‘맨 땅에 헤딩’…카드가맹점 90% 결제 불가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의 장점에 대해 국내 애플 매니아 30%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정 고객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무리 애플 매니아라 해도 아직 국내 카드 가맹점 중 90%가 NFC방식 결제가 불가능하고 이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결제 시장의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도 애플페이를 설치해야 할 당위성이 부족하다.

한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애플페이의 한국 착륙 성공은 단말기 보급률이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은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과 동반 성장위원회가 NFC·QR 단말기 설치를 지원하고 있지만 영향은 미미하다. 당장은 소비자들이 현대카드가 빠른 속도로 NFC단말기 설치를 지원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타 카드사들이 협동심을 발휘해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NFC단말기 보급 가속화에 나서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카드사 입장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단말기설치 보상금도 문제지만 건당 0.1~0.15%에 해당하는 수수료도 부담이다. 카드사 입장에선 ‘손해보는 장사’라 굳이 나서서 NFC단말기 도입을 도울 필요가 없다.

이미 현대카드와 독점계약이 깨진 판에 소비자들은 굳이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위해 현대카드를 발급받아야 할 필요성도 사라졌다. 우선계약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현대카드가 독보적인 제휴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시장을 선점해야 하지만 “누구를 위한 고생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말 그대로 돈은 돈 대로 나가고 고객은 뺏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제휴 카드의 선점효과’ 추억이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에 불을 지폈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를 맺으며 전체 카드사 실적이 곤두박질 친 가운데서도 실적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그러나 삼성카드가 더 이상 코스트코와의 제휴에 사활을 걸지 않는 이유는 이미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맥스 등 창고형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데다 온라인에선 굳이 코스트코가 아니더라도 해외 대용량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삼성페이가 아니더라도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빅테크를 이용해 간편결제가 가능한 마당이다. 애플페이가 설 자리가 좁은 것이 현실이라는 분석이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강수인 기자)

◆현대카드, 악성 채권 ‘업계 최다’

새로운 사업에 올인하기엔 현대카드 내부가 불안정하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6개월 이상 연체 금액 즉 악성 채권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2022년 9월말 기준 6개월 이상 연체금액은 ▲현대카드 371억 2400만원 ▲신한카드 359억 800만원 ▲삼성카드 267억 200만원 ▲롯데카드 156억 3800만원 ▲KB국민카드 129억 6600만원 ▲하나카드 46억 1300만원 ▲우리카드 16억 3300만원 수준이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강수인 기자)

현대카드의 6개월 이상 연체금액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꾸준히 늘기도 했다. ▲2021년 9월말 266억 7800만원 ▲2021년 12월말 290억 9800만원 ▲2022년 3월말 323억 4000만원 ▲2022년 6월말 409억 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로 장기연체채권을 매각해왔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중단함에 따라 장기연체채권이 증가한 결과이긴 하다. 그럼에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해 1월 장기연체채권 대응을 위해 장기연체채권 관리조직을 신설했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던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가 돌연 복귀한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정 부회장과의 갈등이 원인이라거나 담당 비서와의 마찰이 문제가 됐냐는 질문에 현대카드는 “말도 안 된다”며 침묵했지만 여전히 정 부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물음표’를 던지는 상황이다.

◆새로움에 도전을 아끼지 않는다, 현대카드…결말은?

한 편의 이야기도 결론이 별로면 글 전체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현대카드는 그동안 카드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슈퍼콘서트를 개최했고 카드 디자인을 세로로 변경했다. 또 프리미엄 카드와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출시해 업계의 파장을 일으켰다. 처음엔 이같은 현대카드의 시도를 두고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결국엔 전체 카드사가 이를 따랐다.

애플페이를 두고도 현대카드 관계자들은 “당연히 늘 뭔가를 새롭게 시작해온 현대카드에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도는 현대카드의 몫이며 이를 감당할 능력이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애플페이 시장 선점에 성공해 ‘만년 3위’를 탈출하려면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대카드는 여신건전성 및 수장의 리더십 회복과 함께 시장 선점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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