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 잔액이 8조 4211억원 감소에서 8770억원 증가로 반등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장사’ 비판 이후 기업대출 중에서도 우량 중소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일부 시중은행은 하반기 KPI에서 중소기업대출의 배점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8조 9737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 1389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월 6조 7536억원에서 줄었다.
그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03조 9702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 5452억원 증가했다. 전월 5조 7634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은 소폭 줄었다.
기업대출은 증가 전환했다.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30조 6154억원으로 전월 대비 877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1월 5조 1002억원 증가에서 2조 1조 9803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대폭 줄어든 후 3월 2조 4938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이후 4월과 5월 6조원대 증가세를 유지하다 6월 8조 4211억원 대폭 감소했다.
기업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중소기업대출이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65조 686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 5992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 2조 6543억원 감소한 이후 한 달 새 증가 전환했다.
반면 대기업대출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64조 9294억원으로 전월 대비 7222억원 줄었다. 지난 6월엔 5조 7668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6·27 가계부채 대책으로 가계부채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은행권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 확대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이달 중소기업대출 증가분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증가분인 1조 4637억원보다 크다.
일부 시중은행은 올 하반기 핵심성과지표(KPI)를 조정해 중소기업 대출의 KPI 배점을 기존보다 최소 5점 확대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과 함께 2025년 세제개편안이 나왔고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투자에 대해 강조한 바 있어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은행권은 이같은 주문을 ‘기업 투자 확대’로 받아들이고 중소기업 지원 방안 확대에 적극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말은 곧 기업, 그중에서도 AI, 반도체, 조선업 등 성장분야에 대한 대출 확대로 보고 있다”며 “은행권은 이제 가계대출 경쟁에서 우량중소기업대출 경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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