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 아내가 고졸이라 영부인 자격이 없다면 제 아내를 갈아치워야합니까?”라고 물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김 후보는 “학력차별로 가슴에 못을 박고 대학 못 나온 사람이 대학 나온 사람에게 엎드리고 말도 못하는 이런 잘못된 것을 해결하고자 대통령 선거에 나왔다”고 말했다.
1일 김 후보는 경기도 구리시 유세에서 “자는 제 아내가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는데 무슨 영부인을 하냐고 한다”며 “고등학교밖에 안 나온 제 아내를 갈아치워야하나”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지난 2002년 4월 6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가 장인의 좌익 활동에 대한 비판을 받자 “제 장인은 좌익 활동을 하다 돌아가겼고 실명해서 앞을 보지 못했다”며 “저는 이 사실을 알고 결혼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지금까지 서로 사랑하며 잘 살고 있는데 뭐가 잘못됐냐.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하나”라고 연설했다. 이 연설은 훗날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터닝포인트로 불리기도 했다.
이날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같은 발언을 내놨다. 앞서 유시민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김 전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설난영씨의 학벌을 두고 “유력 정당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라는 자리는 노동자 출신인 설난영의 인생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라며 “노동자 출신이 대학생 출신과 만나 균형이 맞지 않았고 혼인을 통해 더 고양됐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제가 2년 반 동안 교도소에 갔을 때 고무신도 거꾸로 신지 않고 저를 지켜준 제 아내가 잘못됐나? 고졸은 영부인을 하지 못하나? 뭐가 부끄럽나?”라고 물었다.
이어 “제 딸과 사위는 사회복지사로 돈도 못 받고 힘들게 일하지만 단 한번도 남에게 몹쓸 욕을 한 사례가 없고 도박도 한 적이 없다”며 “이렇게 똑바르게 아이를 키워낸 제 아내를 욕하는 것을 보며 정치를 해야하나, 하지 말아야하나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하고 함부로 여성을 모욕하고 아내는 법인카드 불법 사용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이런 범죄 가족들이 대통령이 되면 되겠나”라며 “대한민국이 독재로 가냐 민주주의를 더 위대하게 발전시키냐는 여러분들의 깨끗한 한 표로 선택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배현진 국회의원은 “유시민 전 이사장이 김 후보 아내에 대해 비하했을 때 김 후보는 욕설도, 맹비난도 하지 않았다”며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참고 내 아내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얘기하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지도자는 국민들의 작은 마음을 알 수 있는 섬세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아파트단지 얘기하는데 주민들이 설난영 여사가 청소용역 직원인줄 알았다고 한다. 계단청소를 도지사 부인이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번 대선후보가 되고 나서 김 후보의 아내였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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