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내용 건너뛰기(skip to main content) 본문 바로가기(Go body) 메뉴 바로가기(Go Menu)
G03-8236672469

가봤더니

바가지 논란 그곳 ‘대포항’…대포항 살리는 정직한 손맛 있었다

NSP통신, 조이호 기자, 2025-12-04 13:20 KRX2 R0
#대포항 #속초시 #은주횟집 #대포항은주횟집 #카시아속초

설악산 대청봉이 보이는 은주엄마 횟집

NSP통신-속초시 대포항 전경. (사진 = 조이호 기자)
fullscreen
속초시 대포항 전경. (사진 = 조이호 기자)

(강원=NSP통신) 조이호 기자 = 강원 속초시 대포항의 이름이 흔들린 건 잠시였을지 모른다. 지난 가을 불거진 바가지 논란과 몇몇 영상 속 과장된 장면이 항구 전체를 덮어버렸지만 그 뒤편에서 묵묵히 하루하루를 버티는 상인들의 마음은 여전히 뜨겁다.

관광객의 발길이 줄고 공실률이 높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져도 이른 새벽 어판장에서 경매를 지켜보고 제철 생선을 손질하는 손길은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대포항은 망했다’는 말이 돌 때에도 항구의 불은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또다시 켜진다.

대포항은 ‘맛집 콘텐츠’의 배경이나 일회성 여행 코스가 아니다. 여기엔 바다를 삶의 기준으로 삼아 온 사람들이 있고 생선 한 마리를 손질할 때도 정직함을 잃지 않는 상인들이 있다. 몇몇 사례가 지나치게 부각돼 전체가 비난을 받은 건 억울한 일이다.

G03-8236672469

논란과는 무관하게 오랜 시간 대포항을 지켜온 상인 대부분은 가격을 속이지 않고, 원산지를 숨기지 않으며, 손질과 신선도로 승부해왔다. “이 바다에서 나는 것만 내자”는 소신을 지켜온 가게들이 더 많고, 손님 한 사람의 만족을 위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신뢰가 켜켜이 남아 있다.

NSP통신-은주엄마 횟집 전경. (사진 = 조이호 기자)
fullscreen
은주엄마 횟집 전경. (사진 = 조이호 기자)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은주엄마 횟집’이다. 이 집은 논란과 거리를 둔다. 과장된 홍보 대신 “맛있는 회를 그대로 내놓는다”는 기본 원칙을 지켜왔다. 블로그 후기를 보면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신선하다” “정직하다” “손질이 깔끔하다” “과하지 않다” 모두 요란하지 않은 이 집의 스타일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말들이다.

은주엄마 횟집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확실한 신선도. 이 집은 생선을 쌓아두지 않는다. 해변가에서 선도가 떨어진 활어를 상에 올리는 일도 없다. 회 한 점을 먹어보면 결이 살아 있고 향이 깨끗해 잡내가 없다. 특히 대게 세트는 ‘껍데기만 큰 대게’가 아니라 실제 살이 꽉 차 있다는 평가가 많다. 블로그 후기에서도 “대게를 쪼개는 순간 다리마다 살이 차올라 있었다”는 반응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둘째 정량·정가·정식 운영. 은주엄마 횟집은 메뉴판 가격을 그대로 적용한다.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조삼모사식 가격 장난을 치지 않고, 잡어 스끼다시로 상을 과하게 꾸미지도 않는다. 손님이 지불하는 금액은 모두 생선의 질과 신선도에 집중돼 있다. “광고에 속지 않는 집” “메뉴판 그대로 나오는 집” “입구에서 본 그대로 나오는 집”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손질 실력과 구성의 완성도. 회가 썰려 나오는 두께와 결이 일정하고 종류별로 맛이 가장 잘 살아나는 방식으로 손질돼 나온다. 활어회, 대게·홍게 세트 구성도 과하지 않으면서 실속 있게 맞춰져 있어 가족 단위나 커플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게딱지 비빔밥, 홍게 라면 같은 ‘추가 메뉴’의 완성도 역시 좋다는 후기가 많다. 관광객들이 흔히 느끼는 ‘보여주기만 화려한 메뉴’와는 거리가 멀다.

NSP통신-은주엄마 횟집 사장님 모습. (사진 = 조이호 기자)
fullscreen
은주엄마 횟집 사장님 모습. (사진 = 조이호 기자)

무엇보다 이 집이 특별한 이유는 ‘논란 이후 단골이 더 늘었다’는 점이다. 일부 유튜브 영상이 대포항을 흔들었지만, 반대로 진짜로 잘하는 가게는 그 진가가 더 뚜렷해졌다.

블로그에는 “논란 때문에 걱정했는데, 이런 집이 많다면 대포항은 다시 살아난다” “은주엄마 횟집 때문에 대포항 인식이 달라졌다”는 응원의 글도 보인다. 항구 전체가 흔들릴 때 오히려 ‘제대로 하는 집’이 지역을 다시 세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인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손님들이 결국 진짜를 알아본다는 확신이다. 신뢰를 쌓는 데 시간이 걸리듯, 무너진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직하게 장사해온 집들은 결국 인정받는다. 은주엄마 횟집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가게들이 다시 대포항의 기준을 세울 것이다.

대포항이 다시 활기를 찾는 날은 멀지 않다. 바다 냄새가 가득한 좁은 골목에서 오늘도 새벽부터 손질대 앞을 지키는 상인들의 땀과 성실함은 어떤 논란보다 강하다. 여전히 ‘제대로 하는 집’은 살아 있고 그 집들은 지역을 다시 살릴 힘을 갖고 있다. 조금 더 버티고 조금 더 신뢰를 지켜낸다면 대포항은 다시 속초의 자랑이 될 것이다.

NSP통신-횟집 안에서 보이는 대포항 전경. (사진 = 조이호 기자)
fullscreen
횟집 안에서 보이는 대포항 전경. (사진 = 조이호 기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G03-8236672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