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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헌의 20's Navi

청와대에서 ‘바운스’를 국회에서 ‘젠틀맨’을

NSP통신, 도남선 기자, 2013-04-26 08:33 KRD5
#홍준헌 #청와대 #바운스 #싸이 #젠틀맨
NSP통신-홍준헌 WANNA 편집장.
홍준헌 WANNA 편집장.

[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강남’에서부터 두 다리를 쩍 벌린 싸이의 인기가 ‘젠틀’에서도 전 세계를 휘몰아치며 이어지고 있다.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시건방춤’이 싸이의 전매특허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라는 곡에서 먼저 선보인 댄스라는 것도, ‘젠틀맨’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동양적 미모의 여성이 그 춤의 원래 주인이라는 것도 뉴스 기사를 접하고서야 아셨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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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성과 사운드로 음원 차트 첫 1위를 기록한 ‘가왕’ 조용필의 ‘바운스’는 또 어떤가.

조용필의 명성이야 익히 들어 안다지만 내 또래나 그보다 어린 친구들은 조용필의 노래를 얼마나 알고 있을지.

기껏해야 젊은 가수들이 선배 가수들의 노래로 대결을 벌이는 TV 프로그램에서나 들어 보지 않았을까.

나 역시 조용필의 노래 일부분만 들어 보았지 완곡을 들으며 ‘좋다’고 느껴 보기는 이번 ‘바운스’가 처음인 듯하다.

세월이 지날 수록 세상이 빠르게 변하다 보니 어쩌면 과거의 세대 간극보다 오늘날의 그것이 더욱 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내 또래 세대에서는 3살만 차이가 나도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기어 변속만 많이 되면 좋은 줄 알았던 내 학창시절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디자인이 심플하면서 색상이 예쁜 픽시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수십만 원 씩 주고 사서 탄다고 한다(심지어 중·고등학생들도!).

덕분에 최근 자전거 관련 취재를 하면서 그의 종류와 개념에 대해 나 스스로 다시금 정리해야 했다.

그런 파편화된 세상이라 싸이와 조용필의 ‘문화 전염’이 반갑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의 화제거리를 만들어 내다니.

세대 간 갈등이 전시상황의 그것을 방불케 하던 지난 대선 당시의 분위기는 연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오랜만에 등장한 범세대적 문화 현상에 대해서는 갈등이나 이견 없이 똘똘 뭉치는 2013년의 사람들인데.

2012년의 우리는 왜 그렇게 세대로 편을 갈라 다퉜을까.

그 때의 세대 갈등이 오해였던 건지, 아니면 오늘날의 문화 전염이 당연한 것인지 나는 알 길이 없다.

자극적이거나, 혹은 깊은 사유를 요하지 않는 대중문화.

대중 다수를 만족시키고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으니 오히려 정치보다 건전해 보인다면 너무 속 편한 생각일까.

모두가 싸이의 빌보드차트 1위를 바라고 조용필의 음원차트 1위를 바라듯, 모두가 어떤 정치인의 팬이 되고 그들 간의 경쟁과 목표를 응원해 줄 수는 없을까.

불가능하다는 것 안다.

그러나 하루하루 전쟁인 정계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피로감이 몰려드는 것이 사실이다.

편을 갈라 분열을 만들고 그 분열을 다시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당연시하는 내 스스로가 안쓰럽기도 하다.

정치가 대체 뭐기에 나는 정치인들의 감정과 논리에 감정이입하고, 그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대결구도에 편승할까.

왜 나는 보수 정권이라는 말만 들으면 “또 뭘 잘못했나” 눈에 불을 켜고, 진보를 종북이라 폄하하면 “허튼 말 말라”며 반박하고 적대시하려 들까.

차라리 어른들의 말마따나 내가 ‘어리고 잘 몰라서’ 반발심이 드는 것이라면 좋겠다.

나도 나지만 나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 역시도 반복되는 다툼에 지쳐 있을 것만 같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국회에서 싸이가, 청와대에서 조용필이 노래를 부르는 게 낫겠다.

아무 걱정 없이 믿고 지켜보면서 따르고 즐길 수 있게 말이다.


홍준헌 NSP통신 칼럼니스트는 경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취업신문 대구팀장을 거쳐 월간지 WANNA의 편집장으로 재직중인 20대 청춘의 대표주자다.

본 기고/칼럼은 뉴스통신사 NSP통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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