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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일의 행정칼럼

국회 바라보는 사람들 구청장 안 돼

NSP통신, 강은태 기자, 2014-02-08 09:50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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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안승일 서울시 노원구 부구청장
안승일 서울시 노원구 부구청장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구청 행정은 생활행정이다.

주민들의 생활 구석을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구청 행정은 어머니 같은 마음의 전문 행정가가 해야 한다. 때문에 정치적 야욕에 불타는 야망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구청장을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정거장으로 여기고 구청장을 발판으로 끊임없이 국회 쪽을 바라보고 달리는 사람들은 구청장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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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구정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주민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전임자가 아무리 주민에게 좋은 정책을 추진했다고 하더라도 그 정책을 계속하면 반대당의 인기만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폐기해 버린다.

그리고 반대당에서 주민들에게 아무리 좋은 정책을 제안해도 반대당에서 제안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채택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입만 열면 주민을 위한다고 노래를 부른다.

정치인은 주민보다 집권이 우선인 사람들이고,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다.

구청 행정은 생활행정이기 때문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주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주민을 위한 사업이라면, 주민을 위한 조례라면 여야를 떠나 협력해야 한다.

정치에 꿈을 갖고 있는 구청장들은 늘 표를 의식하면서 일을 하고 직원 인사도 그 직원이 우리 편인지 반대편인지 가려서 한다.

그리고 첫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 구청 직원들은 벌써 구청장이 어떤 사람들과 같이 가려고 하는지 다 안다.

선택된 그룹에 들지 않는 직원들이 과연 열심히 일하려고 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눈 앞에서는 열심히 움직이는 척 하지만 안 보이면 손 놓고 일하지 않는다.

특정지역과 연계되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우리나라는 양대 특정지역 간의 갈등이 특히 심하기 때문에 양측이 정권을 번갈아 잡을 때는 인사 태풍이 더 거세게 불어 왔다.

우리나라 지방 행정에서는 하루 빨리 이런 병폐에서 벗어나야 주민들에게는 보다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있고, 직원들에게는 인사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업무 충성도가 최고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청에서 구청장이 일을 잘할 수 있게 견제하고 감시하며 협력하는 역할을 구 의회가 한다.

구 의회는 집행부의 예산을 심의, 의결해주고 결산 감사를 하며 일반 행정 업무를 감사할 권한을 가진 주민의 대의 기관이다.

그런데 지방행정이 정치화되는 바람에 구 행정이 정치 싸움에 휘둘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 의회나 시 의회의 다수당이 집행부의 수장인 구청장 또는 시장과 당이 다른 경우는 행정이 돌아가질 않는다.

사사건건 시비가 붙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 때문에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그 거대한 조직이 돌아가지 않는다.

구청과 구의회의 인건비 운영비가 구청의 경우는 하루 6억~10억씩 들고 시청과 시의회의 경우 하루에 약 40억씩 든다.

시와 시의회가 하루만 안돌아가도 시민의 세금 40억이 날라 가는 것이다.

구청과 구의회가 싸우느라고 하루만 구행정이 안돌아 가고 10억이 낭비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학교에서도 토론이 잘 안 된다.

또한 술자리에서도 토론이 잘 안되기 때문에 목소리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고, 좀 지나치면 싸움판이 되기가 십상이다.

학교에서도 토론식 수업을 시켜 놓으면 강의실은 이내 적막강산이 되어 버린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어서 토론을 할 줄 모르고, 토론을 하려고 하면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늘어놓는다.

서울시청에서 근무할 때 한 시장은 간부회의를 할 때 참석 간부들이 차례로 소관 업무에 대한 보고를 하던 기존 방식의 회의 방식을 싫어했다.

그래서 매주 간부회의 때마다 미리 주제를 정해서 그 업무를 담당하는 국장이 발제를 하고 관련 부서나 연관 업무를 하는 국장들 몇 명을 미리 토론자로 지정해서 발언을 하게 했다.

그리고는 ‘자유토론’이라고 해서 부시장이 아무나 지정을 해서 의견을 말하게 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그래서 미리 토론자나 발제자로 정해지지 않은 간부들도 회의 주제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토론자로 지정된 국장은 발제한 국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모른다.

문제가 보이고 보완해야 할 점이 보여도 회의장 바깥에서 지적해야지 시장 앞에서 지적했다가는 원수가 되기 십상이었다.

더구나 의회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의원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팽팽한 줄다리기와 고성, 욕설만 있을 뿐, 토론과 협상이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 현실이다.

조례를 하나 개정하려고 해도 임시회의를 두세 번 거쳐야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니 의회에서만 서너 달씩 붙잡고 있기 때문에 조례 한 건 개정하려면 보통 6개월 이상 걸린다.

이 얼마나 비효율의 극치인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그 변화의 속도가 날로 빨라지고 있어서 법과 규정에 따라 움직이는 공무원들이 그렇지 않아도 현실을 따라 잡기가 어려운데, 의회에서 입법이라도 시대 조류에 맞게 빨리 빨리 대응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입법 기능이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기초의회 폐지론도 나오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만큼 구 행정을 정치의 소용돌이에서 해방시켜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우선 구청장이 정치인이어서는 안 된다.

전문 행정가가 구 행정을 이끌어야한다. 구 행정을 당리당략에 의해 편파적으로 수행하지 않을 사람이 해야 한다.

둘째, 구의원들의 토론 방식과 의사 진행 방식을 전반적으로 고쳐야한다.

효율적인 토론과 협상이 되도록 의사규칙을 손을 봐서 정쟁으로 흐르지 않고 일정한 규칙 안에서 찬반토론이 되도록 하고 처리기간에 대한 의무기간을 더 엄격히 규정해야한다.

셋째, 주민들이 구의원들의 정당구성이 다양화 되도록 투표해야한다.

양대 정당으로 이분화 되니 항상 토론이 양비론에 빠져 협상의 여지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NSP통신에 행정칼럼을 연재하는 안승일 칼럼니스트는 서울시립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행정고시 26회 합격,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 행정학 석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박사,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행정학 석사를 취득하고 서울시립대 도시행정대학원 겸임교수,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홍익대학교 공과대학 겸임교수, 서울시 예산1계장, 예산총괄 계장, 서울시 월드컵기획담당관, 관광과장, 문화과장, 환경과장, 양천구청 부구청장 및 구청장권한대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서울시 문화국장(문화관광기획관), 세종문화회관사장, 문화디자인본부장, 소통기획관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시 노원구청 부구청장으로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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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watch@nspna.com, 강은태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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