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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웨이 물빛소리 합창단 전경호 단원이 전하고 싶은 ‘마음의 소리’

NSP통신, 정애경 기자, 2024-04-19 09:01 KR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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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전경호 물빛소리 합창단 단원이다. (사진=코웨이)
전경호 물빛소리 합창단 단원이다. (사진=코웨이)

(서울=NSP통신) 정애경 기자 = 합창은 각기 다른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져 음악을 완성된다는 특징이 있다. 곡의 완성까지 독주나 중창보다 오래 걸리지만 여러사람이 함께하는 음악이 주는 힘은 더 커질 때도 있다.

지난 2022년 12월 코웨이는 ESG 경영 일환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장애인 인식개선과 공연 활동 지원을 위해 중증 시각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해 물빛소리 합창단을 창단했다. 코웨이는 고용을 통해 지속적인 사회 및 음악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며 건강검진이나 복지 포인트 등 직원들의 복리후생도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악보를 보지 않고 합창을 한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가 되어 노래를 한다는 것은 다를 바가 없었다. 모두가 함께 음을 맞춰 노래하니 음악이 주는 힘, 메시지가 느껴졌다. 물빛소리 합창단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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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소리 합창단의 전경호 단원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경호 단원은 예술종합대학교에서 관현악과 타악기를 전공했으며 여러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도 활동했다.

전경호 단원은 사람의 목소리가 가진 위대한 가치와 울림으로 멋진 하모니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물빛소리 합창단에 활동하게 됐다고 말한다. 전 단원은 코웨이 물빛소리 합창단에서 테너 역할을 맡고 있다.

NSP통신-물빛소리 합창단 단원들이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물빛소리 합창단 단원들이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 지난해 2023 전국장애인합창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셨습니다. 다가오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는 19일에도 공연을 하시는데, 이번에 공연하시는 곡은 무슨 곡인가요? 무슨 메세지를 담고 있나요?

19일에는 윤학준의 ‘나 하나 꽃 피어’와 윤도현의 ‘흰수염고래’ 두 곡을 연주합니다. 두 곡 다 나, 너, 우리가 희망을 주는 노래입니다. 조동화 시인의 시를 가사로 한 나 하나 꽃 피어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의 노랫말처럼 나의 희망이 비록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너와 나의 희망이 만나 꽃밭을 이룬다는 희망적인 내용의 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흰수염 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이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대신 자신 앞에 펼쳐진 세상을 자유롭게 헤쳐나가는 흰수염 고래처럼 우리의 삶도 이와 같기를 바란다는 내용입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험한 길에도 꿈을 잃지 않고 함께 두려움 없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자 라는 내용은 우리 물빛소리합창단 단원들을 비유할 수도 있겠네요.

- 코웨이 물빛소리 시각장애인합창단을 어떻게 알고 지원했나요?

저는 지난해 시각장애인커뮤니티를 통해서 시각장애인합창단 모집을 알게 됐어요. 지난해 합창단에 지원해서 10월에 2기 단원들이 만들어졌습니다.

- 단원들이 코웨이 물빛소리 시각장애인합창단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고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어요. 목소리로 직접적인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보였고요. 합창을 직업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달라보였어요.

제가 보기에는 예전부터 예술분야에서 오케스트라, 실내악 부분에서는 장애인 채용 활성화가 이뤄졌는데 합창부분은 직업으로 할 수 있다는 물빛소리 합창단이 유일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합창을 통해 같이 어울리고 음악으로 메시지를 공유한다는 것이 독주나 실내악보다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 물빛소리 합창단의 선발 기준은 무엇인가요? 음악 전공자만 선발하는가요, 단원분들은 이전에도 음악활동을 하셨나요?

20명의 단원 중 성악을 전공한 분은 두 분이에요. 음악적인 전문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단원 오디션에서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잘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봅니다. 합창이라는 장르가 함께 협업해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독단적인 성격을 갖고 있거나 화합하기 어려운 분들과는 음악을 같이 만들기 어려워요. 때문에 아무리 좋은 소리를 가졌다 해도 합창단원으로 선발하기 어렵습니다.

- 선발된 후 장애인고용공단의 직접 맞춤훈련 과정을 이수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건가요?

맞춤훈련 과정은 입사하기 전 준비과정인데요.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직장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규칙들을 익히는 과정을 거쳐요. 연령은 다양하지만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직업을 처음 갖는 분들도 있다 보니 매일 같은 시간 출·퇴근이 익숙하지 않으시고 더욱이 노래를 부르는 업무는 낯설 수 있거든요. 그래서 코웨이에서 음악의 기초이론, 발성, 무대 매너 등을 포함한 연습 과정을 거쳐요. 음악을 좋아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전문성을 가진 음악활동을 하셨던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노래를 부를 때 필요한 기초적인 음악 이론과 발성을 함께 진행합니다.

NSP통신-전경호 단원이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전경호 단원이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 연습하실 때 또는 무대에서 노래할 때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인식개선 콘서트를 할 때였어요. 시각장애인합창단이 노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그때는 노래와 약간의 토크를 했어요. 저희가 메시지를 던졌을 때 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같이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어 토크콘서트 형태의 무대가 제일 인상에 남아요. 서로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 연습할 때 악보를 보기 힘들어 곡에 대한 이해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어려움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하시는 지

가장 큰 어려움은 악보가 없다는 점이에요. 단원들 전원 모두가 악보를 외워 노래를 해야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외우는 과정에서 악보를 한마디씩 듣고 외우기를 반복해요. 그래서 악보를 익히는데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드는 거죠. 한마디씩 악보를 외워가면서 한 곡을 완성하게 되는거죠. 그런 부분이 제일 어렵긴 하지만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한 곡을 완성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요?

노래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한 곡을 익히는데 2일에서 길면 3일 정도 걸립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놀랐는데요. 다른 분들이 집에 가서 개인 연습을 하고 오시는데요. 어떤 분은 6시간 했다는 분도 계시고 7시간 했다는 분도 있어요. 그런 노력이 모여서 곡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직업활동이라서 책임의식이 있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점자로 된 악보도 있는데 이 악보는 제작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대부분 음악을 녹음하고 연습할 때 녹음본을 듣는 방식이에요.

- 더 많은 장애인들이 활발하게 직업활동을 하려면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가요?

세상에서 어울릴 수 있다는 가치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장애가 있지만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좀 더 생각하고 열린 마음으로 봐주신다면 좀 더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서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리고 비장애인과 장애인 구분하는 것보다 같이 일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봐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구분없이 다같이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합창단도 어떨까 생각합니다.

- 합창단이나 개인적으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더 많은 곳에서 메시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악이 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게 저희 합창단의 큰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합창단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전 단원은 코웨이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물빛소리 합창단이 단순 모임이 아닌 직업 활동이라는 점은 특별해 보였다. 이번 사례를 통해 기업들의 사회적책임 활동이 각 계층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잘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코웨이는 물빛소리 합창단 뿐만 아니라 블루휠스 휠체어 농구단도 운영하고 있다. 코웨이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이전보다 열린 마음으로 사회취약계층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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