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문석희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모야모야병의 주요 합병증인 과관류증후군을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발견했다. 이를 통해 모야모야병의 치료 성과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연구는 조원상·김정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김동주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뇌 자동조절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하고 이 지표를 통해 뇌 자동조절 이상과 과관류증후군 간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특별한 이유 없이 좁아지고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나면서 서서히 막히는 난치질환이다. 표준 치료법인 뇌혈관문합술을 받은 성인 환자 10명 중 3~5명은 과관류증후군을 경험한다. 이 증후군은 갑작스러운 혈류 증가로 두통·경련·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뇌내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경두개 초음파검사를 이용해 성인 환자 24명의 모야모야병 수술 전후 동맥혈압과 뇌혈류 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이후 측정값을 토대로 뇌 자동조절 기능을 평가하는 ‘VM_OI 지수(발살바 과반응 지수)’를 개발했다.
결과에 따르면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의 VM_OI 지수는 수술 전(12.345)과 수술 후(15.819)가 과관류증후군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각각 19.757, 20.656)보다 모두 낮았다.
즉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는 혈압 변화에 대한 뇌혈류 속도 반응성이 떨어져 뇌 자동조절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술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VM_OI 지수가 증가해 과관류증후군이 일시적이고 회복 가능한 특성도 가졌음을 보여줬다.
후속 연구에선 성인 환자 56명의 수술 전 영상 검사와 임상정보를 분석해 과관류증후군의 추가 예측 지표도 제시했다. 과관류증후군 발생과 밀접한 3가지 특성은 ▲수술 전 측두엽·전두엽 혈관반응성 감소 ▲수술 전 신경학적 장애 동반 ▲우성반구 수술로 확인됐다. 이 결과는 ‘미국 핵의학회 공식 학회지(Clinical Nuclear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조원상 신경외과 교수는 “이 결과는 과관류증후군의 주요 발생 기전을 입증한 드문 성과”라며 “특히 이번 연구에서 처음 제시된 VM_OI 지수는 성인 모야모야병 수술 예후 개선에 있어 임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기술개발사업(HI17C1561)의 지원으로 성인 모야모야병 치료 성적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유노을·최승홍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과 함께 고해상도 특수 MRI를 활용해 과관류증후군에 혈뇌장벽(BBB) 손상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국제뇌혈류대사학회 학술지(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 Metabolism)’에 게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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