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지난 22일 충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20년 넘게 급식노동자로 일해온 학교급식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 따르면 해당 노동자는 불과 몇 달 전까지 학교 조리실에서 근무했고 저선량 폐CT 검진으로 4기 폐암(선암) 판정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망한 것이다.
이로써 학교 급식노동자 중 폐암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15명에 달한 가운데 유호준 경기도의원(남양주 다산·양정동)이 “학교 급식실에서 이어지는 죽음의 행렬을 멈춰 세워야 한다”라며 입장문을 내고 교육당국에 전체 급식노동자 대상 폐CT 검진 정례화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유호준 의원은 “3년 여 간의 임기 중 이미 경기도교육청 앞에 학교 노동자들의 분향소가 차려진 것을 수차례 보았고 그 분향소를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이 폭력적으로 철거·파손하는 것 역시 수차례 보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태희 교육감은 무려 대한민국의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했고 그가 고용노동부 장관 재직시절 촉발된 한진중공업·쌍용자동차 사태가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을 야기했음에도 여전히 노동자들의 죽음에는 무감각한 것 같다”라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 8월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가 폐암으로 사망한 이영미 조리실무사를 공무상 재해에 따른 순직으로 인정했다”라며 “함께 일하던 동료를 떠나보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동료를 잃을 수 없다며 정기적 폐CT 검진 전면 실시를 포함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급식실 노동자들의 사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청은 환기시설 개선을 오는 2027년까지 미루고 있고 이를 관리해야 할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등 관계 기관 모두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호준 의원은 “임태희 교육감은 작년 2244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학교 조리실 환기시설 개선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더 앞당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며 “2027년까지 개선을 완료하겠다는 교육청의 계획을 보다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교육청은 2027년까지 바꾸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얘기하지만 학교 급식실 노동자는 죽음의 그림자를 2027년까지 일터에서 보고 있어야 한다”라며 “한시라도 빨리 환기시설 개선을 완료하는 것이 동료를 지키기 위한 급식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올해 상반기 교육청이 재정안정화기금으로 쌓은 예산이 3066억원인데 돈이 부족하다는 교육청의 설명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노동자들의 생명권·건강권이 임태희 교육감의 우선순위에 없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교육청이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을 미루는 것은 전적으로 임태희 교육감의 판단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호준 의원은 연이은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사망 문제에 대해 단순히 환기시설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학교급식실을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집중 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학교급식법 개정을 포함한 구체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경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를 포함한 유관 단체들과 적극 협력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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