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설희 기자 = 금융의 심장, 여의도. 주식 시장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이곳에서 점심시간마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증권사부터 금융권, 공공기관 종사자들까지 각기 다른 풍경 속 한 끼를 향한 분투가 펼쳐진다.
여의도의 점심시간은 이른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각종 식당 앞엔 긴 줄이 늘어서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여의도에서 점심을 한 시간 내에 해결하는 건 ‘타이밍 싸움’이다. 한 발 늦으면 식당 대기줄과 사내 복귀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
최근 일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에서 점심시간을 한 시간으로 고정하며 통제를 강화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들려온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 A씨는 “일반 사무직은 정해진 시간 외 점심 식사는 어려워졌지만 영업직과 홍보팀은 특성상 여전히 자유로운 편이다”고 말했다. 점심이 하루 중 유일한 ‘힐링타임’이라는 그는 메뉴 선택 고민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여의도 점심시간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정보의 시간’이기도 하다. 증권사 홍보실 직원들은 언론인들과의 점심 약속을 통해 회사 이슈를 설명하고 이미지 관리를 한다. 기자들 역시 출입처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취재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 관계망은 여의도라는 금융 허브의 비공식 네트워크를 이룬다. 증권업계 관계자 B씨는 “다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거죠”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여의도공원 한켠에서는 샌드위치를 들고 산책하는 직장인들,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보는 사람들로 점심시간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전쟁 같은 시장 속 잠시 숨을 고르는 이들의 미소 속에서도 금융의 최전선, 여의도의 ‘현재’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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