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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진영, ‘김민선 비난’ 전여옥 의원에 쓴소리 “충고는 진짜 공인에게”

NSP통신, 류수운 기자, 2009-08-13 18:56 KRD2
#정진영 #김민선 #전여옥
NSP통신

[DIP통신 류수운 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청산가리’를 빗댄 발언으로 최근 육류 수입업체로 부터 ‘허위사실유포’로 피소 당한 배우 김민선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에 중견배우 정진영이 쓴소리를 내뱉었다.

전 의원은 지난해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겠다”는 입장의 글을 올린 김민선이 이로 인해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로부터 지난 10일 피소 당하자 다음날 김민선을 겨냥한 ‘연예인의 한마디-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제하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과연 연예인은 공인인가?’라고 반문하며 시작되는 이 글에서 전 의원은 “‘공적 인물(public figure)’이라는 주장과 공직에 있지도 않은데 ‘공인’의 굴레에 얽매이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일각의 두 가지 주장에 공감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예인도 공인이다’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 듯하다”며 “이는 워낙 연예인들의 사회적 힘이,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으로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 손짓 하나하나가 ‘공적 신호’로 코드화되는 것을 하루 종일 확인할 수 있다”고 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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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광우병 파동 때 연예인의 한마디가 마치 화약고에 성냥불을 긋듯이 가공할 만한 쓰나미를 몰고 온 것을 기억한다”며 “연예인들의 영향력은 남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한마디에 ‘늘 사실에 기초하는가’라는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김민선의 의견을 비난했다.

전 의원의 글과 관련 정진영은 배우로서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글을 작성(12일)해 13일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진영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사실 잘 모르는 연예인 입조심하라? 전여옥 의원님, 배우도 권리가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김민선씨는 쇠고기 수입에 대한 시민으로서의 견해를 밝혔을 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1년 전 많은 시민들은 광우병 소가 수입될 수 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고, 그 우려는 시민이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우려이다. 자신이 먹을 것이 위험할까 걱정된다는 것이 허위사실 유포인가?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견해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사실에 기초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미 1년이 지난 일이고, 대부분의 ‘사실’들이 밝혀졌다. 정부에서 쇠고기 수입과정에서 주무부서의 실수를 인정했고, 성급한 협상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이런저런 행정상의 추가 보완조치도 취했다”며 “영향력이 막강하므로 연예인을 공인으로 봐야한다는 논리를 차용하자면 정부가 실수를 인정하고 추가 보완조치를 취했음으로 시민의 우려가 사실이었다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고 따져 물었다.

이어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논리에 동의하지 않지만 백번 양보해 그렇다 하더라도 공인인 연예인이 한 말은 모두 정치적 견해인가? 자기가 먹을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나 사회현안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한다면 이 모든 것이 정치적인 것인가?”라고 되묻고 “시민으로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여러 현안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권력을 쟁취하려는 정치행위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기본권리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정진영은 “시민에게 사실의 기초를 확인하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공인의 의무가 아니겠는가?”라며 “김민선이라는 시민에게 사실의 기초를 확인하라고 충고할 것이 아니라 그녀가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정치적 논리가 아닌 진짜 사실을 알려주는게 진짜 공인인 의원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것은 합리적 사회의 문화적인 건강성이 아닌가? ‘전문가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은 소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병들고 시들어가는 반문화적인 언어라고 본다”며 “시민의 말을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르다고해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끝으로 “최소한의 자기방어에도 미숙한 직업이 배우인 한 시민에게 최근에 겪고 있을 심리적 공황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엄혹한 충고를 (전 의원이)한게 아닌가라는 야속함이 든다”며 “(전 의원의 글이) ‘사실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 입조심하라’는 섬뜩한 경고로 들려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정진영의 글을 접했다는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는 13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인터넷매체 빅뉴스에 글에 올려 정진영과 김민선을 “지적 수준이 안 된다”고 폄하해 주목을 끌고 있다.

DIP통신 류수운 기자, swryu64@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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