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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성 세마대①

독산성에 담긴 스토리와 역사적 가치

NSP통신, 조현철 기자, 2020-01-04 08:00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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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오산시 독산성 세마대지 전경. (오산시)
오산시 독산성 세마대지 전경. (오산시)

(서울=NSP통신) 조현철 기자 =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특성을 앞세워 다양한 문화, 경제, 정책 등을 펼치고 있다.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기법은 상품을 넘어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최근 경기 오산시 독산성에서 1500년이 넘은 삼국시대 성곽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고고학적·역사학적 가치에 스토리까지 담겨 있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오산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독산성 삼국시대 성곽’의 장점과 단점, 필요한 정책 등이 무엇인지 3부에 걸쳐 조명해 본다. 1부 순서로 독산성에 담긴 스토리와 역사적 가치를 내보낸다. -편집자주-

지난해 7월 한국대법원의 징용피해자 배상 판결로 일본의 사실상 보복조치인 무역규제가 시작됐다. 한국의 주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의 몰락을 기대하던 아베정부의 노림수와는 달리 한국은 역사적으로 그래왔듯 이번에도 지혜롭게 극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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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불과 472년 전에도 야욕을 감추고 명나라로 가는 길을 내달라며 부산 앞바다에 나타나 준비되지 않은 조선군대를 무너트리며 한반도를 침탈했다. 1592년 임진왜란의 시작이었다.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당시 나라를 지킨 수 많은 영웅들의 일화가 있으나 오산시의 독산성에 주둔하며 왜군을 물리친 권율 장군의 지략은 역사에 기리 남을 사건으로 기록됐다.

권율 장군은 1592년 12월. 도성 회복을 위해 1만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독산성에 주둔해 있었다. 먼 바다를 건너 온 우키다 히데이에가 이끈 왜군들은 후방 군수물품보급로의 차단을 우려해 독산성을 포위하고 사실상 버티기 작전으로 조선군이 항복하고 나오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진을 쳤다. 독산성에 물이 부족한 것을 알아챈 것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권율 장군은 성의 가장 높은 곳에서 쌀로 말을 목욕시키는 지략을 펼쳐 물이 많은 것처럼 왜군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이에 놀아난 왜군들은 물이 풍족한 것으로 오해하고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채 퇴각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독산성 세마대’라는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수백년동안 이어진 일본의 야욕에도 굴하지 않는 한국인의 지혜와 기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물품 수출을 끊었다. 결국 한국의 국산화에 놀라 규제 완화로 일보후퇴한 일본의 현재 모습과 닮아 있다.

NSP통신-5차 학술조사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성곽(노란실선 하단)으로 제일 상단 복원성벽부터 아래로 조선시대 후기, 전기의 성벽이 차례로 쌓여 있다. (오산시)
5차 학술조사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성곽(노란실선 하단)으로 제일 상단 복원성벽부터 아래로 조선시대 후기, 전기의 성벽이 차례로 쌓여 있다. (오산시)

이처럼 권율 장군의 지혜가 깃든 독산성은 임진왜란 시대보다 훨씬 오래된 역사를 품고 있다. 1964년 사적 140호 지적된 독산성과 세마대지에서 추측으로만 전해져 오던 삼국시대 성곽이 최근 발견됐는데 역사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독산성은 해발 208m의 낮은 산이지만 7세기 중반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전기인 15~16세기, 후기 17~19세기의 성벽의 변화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수백년에 걸친 건축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술조사발굴단의 지난해 11월 독산성 5차 학술회의 자료에 따르면 삼국시대 성벽은 해발 185~190m에 위치해 있으며 조사지역 가장 아래층인 기반층 상부에서 발견됐고 길이는 8m에 달한다.

이번 5차 조사에서 삼국~조선시대 성벽이 추가로 발견됐으며 성벽으로 접근하는 적을 3면에서 입체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치성도 처음 확인됐다.

삼국시대 성벽과 함께 내성벽도 처음 확인됐다. 성벽 내·외부에 덧대어 조성된 석축구조물도 발견됐는데 이는 내부에서 성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성시설로 추정된다.

다양한 시대의 유물도 함께 출토됐다. 삼국시대 타날문 토기편, 기와편을 비롯해 통일신라시대 토기편, 도기편, 고려시대 반구병, 청자편, 조선시대 도기편, 백자편, 철정편 등이 나왔다.

성 안쪽에서는 당초 조사에서 확인된 동서방향으로 이어진 조선시대 전·후기의 단 시설도 확인됐다.

삼국시대 성곽의 몸체인 체성벽은 외벽만 돌로 쌓고 안쪽을 흙으로 채우는 편축식 구조로 돼 있다. 수직으로 쌓아올린 외벽은 2~4단만 남아 있고 현재 확인된 높이는 90cm 정도다. 외벽은 크기 15~20cm x 50~60cm 장방형과 30~35cm 방형 모양의 성돌을 바른층쌓기로 정교하게 건축했다.

그 위로 해발 190~194m에는 조선시대 성벽이 위치해 있다. 규모 5.3m, 폭 12m 정도로 편축식 구조로 돼 있으며 삼국시대 성벽위에 조선시대 1차 성벽을 쌓고 그 위로 조선시대 2차 성벽을 쌓았다.

지난 조사에서도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유물이 이곳에서 출토된 바 있다.

NSP통신-연기자들이 권율장군이 쌀로 말을 씻겨 왜군을 물리친 세마식을 재현하고 있다. (오산시)
연기자들이 권율장군이 쌀로 말을 씻겨 왜군을 물리친 세마식을 재현하고 있다. (오산시)

경기 오산시가 지난 10년간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독산성과 세마대지를 정밀발굴해 오던 중 소위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현재 시는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삼국시대 성곽 발견을 시내 곳곳에 플랜카드를 걸고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고 민간단체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이를 계기삼아 오산시가 민관합동으로 컨텐츠를 발굴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독산성에 대한 10년간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연차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오산시의 대표 문화재인 독산성을 올바르게 보존하고 역사적 가치를 복원해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며 “독산성의 문화적 가치를 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지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장인수 오산시의회 의장은 “오산시의회는 독산성의 자연경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 조례 등을 통해 잘 보존해 나갈 계획”이라며 “독산성과 관련된 예산은 여·야 상관없이 시의원 모두가 힘을 합쳐 적극 지원해 독산성이 오산시만의 자랑이 아닌 경기도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5일 오산시가 전한 삼국시대 성곽 발견 소식은 오산시민들의 자부심을 드높이며 우리의 얼이 살아 숨쉬는 역사 현장으로 한획을 긋게 됐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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