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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주변을 안타깝게 한 배우 故 우봉식, 가수 故 김지훈, 배우 故 정아율 · 김수진 (우봉식 배우 프로필, 김지훈 미니홈피, 정아율 페이스북, 김수진 공식사이트)

(서울=NSP통신 류수운 기자) =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한 중년의 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끓었다. 비극의 연극 무대처럼.

지난 9일 오후 8시께 배우 우봉식(향년 44)이 사망했다. 서울 강남의 월셋집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경찰이 추정한 자살 동기는 극심한 생활고이다.

배우 우봉식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 경찰서에 따르면 고인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인테리어 일용직 노동을 통해 근근히 생계를 유지했다. 특히 생활고 등의 이유로 신경안정제 약을 평소 복용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아 왔다.

고(故) 우봉식은 충청남도 예산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들의 사랑을 흠뻑받고 자랐다. 배우에 대한 동경과 꿈을 간직했던 소년은 안양예술고등학교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갔다. 배고픈 연극무대에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그는 1983년 MBC드라마 ‘3840’ 유격대로 브라운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폭을 넓혀갔다.

이후 1990년 극단 한겨레 대표를 역임했으며,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솔트픽쳐스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자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영화 ‘플라스틱 트리’(2003)와 ‘사랑하니까, 괜찮아’(2006)에 조연을 맡아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KBS 대하사극 ‘대조영’(2006~2007)에서 호위무사 팔보로 출연해 시청자에게 얼굴도 알렸다. 하지만 이 작품을 끝으로 고인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은 물론이고, 방송에서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를 찾는 작품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생계는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었고, 그는 배우로서의 화려한 모습을 내려놓고, 궁여지책으로 막노동을 해서라도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막다른 상황에 내몰리게 됐던 것으로 보인다.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 살아야 했던 그에게 무대, 브라운관, 스크린은 그를 지탱하게 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을 것 같다. 배우로서 살고 싶었던 고인에게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출연의 기회는 절망의 깊이를 더해가 결국 우울증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고(故) 우봉식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죽음을 택했 듯 같은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배우 정아율과 김수진, 가수 김지훈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그리운 이름’으로 안타깝게 재조명되고 있다.

정아율은 지난 2012년 6월 스물 여섯의 나이에 생활고로 인한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생을 포기했다. 그는 그해 방송됐던 KBS2 일일드라마 ‘TV소설 사랑아 사랑아’에 주인공 홍승희(황선희 분)의 친구 영심이 역으로 짧게 출연한 바 있다. 정아율 어머니의 당시 증언에 따르면 정아율은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10원도 벌지 못했고, 죽기 전 군대에 있는 남동생에게 조차 돈을 빌려달라고 말할 정도로 경제적 상황이 최악이었다.

김수진(향년 38) 역시 지난해 3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 고인은 지난 1994년 MBC 드라마 ‘도전’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SBS 드라마 ‘도시남녀’와 일일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등 출연으로 활동을 이어왔으나, 캐스팅된 영화 제작이 늦어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듀크로 활동했던 김지훈(향년 41) 또한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 욕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노래 실력은 물론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승승장구하며 시청자 사랑을 받았던 그가 추락하게된 계기는 지난 2005년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팀해체와 연예활동 중단이었다.

이후 결혼해 한 아이의 아빠로 재기를 노렸던 그는 2009년 다시 마약 복용 혐의로 재입건되면서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게되고, 아내와도 결혼 2년 6개월 만에 파경을 맞는 등 악재가 겹쳐 재기에 실패하면서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도 경제적 어려움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당시 측근들은 전했다.

배우 우봉식 사망과 정아율 김수진 김지훈 등이 생활고를 못이겨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데 대해 네티즌들은 “생활고로 자살하는 연예인 방지 대책이 연예계에 필요한 것 같다”, “겉은 화려하지만 내면은 어두운 연예인의 삶을 보는 것 같다”, “그리운 이름들, 부디 저 세상에서는 생활고로 더이상 힘들어하지 않기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swryu64@nspna.com, 류수운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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