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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리포트

케이뱅크, CI 바꾸고 팔자 펴나 했지만 여전히 발목 잡혔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2-09-05 09:02 KR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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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운명을 바꾸고 싶을 때, 지금의 상황에서 터닝포인트가 필요할 때 사람은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출범 4년째인 지난해 8월 CI(corporate identity·기업 이미지 통합 전략)를 바꾸고 앱(App) 아이콘을 교체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고객에게 인지도를 높여가던 순간에 조금 더 선명한 색깔로 고객들에게 각인될만한 로고로 교체했고 이로 인해 플러스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연간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팔자가 바뀌는 듯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엔 경기 침체로 IPO(기업공개)시장이 빙하기를 맞으며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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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 머니(Make money)’답게 업비트 업고 폭풍성장

케이뱅크가 새로운 CI을 내걸면서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 슬로건은 ‘메이크 머니(make money)’다. 금융 소비자가 스스로 실용적인 금융상품과 다양한 투자기회를 누리며 ‘돈을 만드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즉 코인 시장의 급성장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독점 계좌 제휴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이와 제휴된 케이뱅크 고객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케이뱅크 고객은 2020년 6월말 기준 135만명에서 지난해 6월 615만명으로 급증했다.

또 케이뱅크는 지난해 순수익 245억원을 시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3조 3336억원, 자기자본규모는 1조 738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도 4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 225억원의 2배가 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 84억원의 영업적자에서 말 그대로 ‘팔자가 바뀐 것’처럼 보였다.

◆폭풍성장, 그러나 돌발변수에 부딪히다

안타깝게도 코인 시장은 늘 호황이 아니었다. 코인 열풍은 급격하게 식어갔고 가상화폐거래소와 ‘독점 제휴’라는 타이틀도 카카오뱅크와 우리나라 3대 코인거래소인 코인원의 계약으로 힘이 약해졌다.

케이뱅크의 ‘캐쉬카우’라 불리던 업비트는 오히려 케이뱅크의 한계로 다가왔다. 케이뱅크 수익 창출에서 업비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 지난해 전체 예수금(수신 잔액)은 11조 3175억원이었는데 이 중 법인예수금이 6조 6492억원으로 58.75%에 달했다. 고객이 케이뱅크를 통해 업비트에 입금한 금액은 법인예수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증가한 수신 잔액의 절반 이상이 업비트 유입이라는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이 코인 거래소 관련 예치금 중 10% 가량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했다.

여기에 테라-루나 코인의 ‘코인런’까지 발생하며 코인 시장에 빨간불이 켜지자 케이뱅크의 유동성이 더욱 논란이 됐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월 유동성 리스크와 조기경보 지표가 부족하다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 유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케이뱅크는 업비트의 입금 한도를 축소했다. 이달 31일부터 업비트 연결계좌 보유 고객의 입금 한도는 1일 최대 5억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난리’ IPO는 멀고도 험하다

이 난리통에도 케이뱅크는 IPO를 위해 힘겹게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녹록치 않다.

상반기 IPO 대어였던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쏘카마저 ‘IPO 잔혹사’를 연달아 기록한 것. 쏘카는 하반기 IPO 시장 투자 열기의 척도라고도 평가받은 바 있어 이번 쏘카의 참패는 케이뱅크의 IPO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최근 케이뱅크 기업가치의 기준이 됐던 카카오뱅크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것도 케이뱅크의 표정을 어둡게 했다. 케이뱅크의 당초 목표 기업가치는 6조원 수준이었고 시장에서는 8조원까지 내다봤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장 이후 최고점에서 70% 가량 급락한 것을 반영해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하게 되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4조 3000억원까지 떨어진다.

◆‘상장 철회설’까지 나왔지만 케이뱅크는 꼭 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 업계 안팎에선 케이뱅크를 둘러싸고 상장 철회설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상장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7.31%로 카카오뱅크(35.65%)나 토스뱅크(36.66%)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BIS자기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상장을 통해 자기자본 확충을 확정해야 한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유상증자로 1조 250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그중 7250억원에 해당하는 투자지분에 대해서는 매도청구권이 있어 상장을 해야만 이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청구권이 붙은 경우 상장을 하지 못하면 회사가 주식을 되사야 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 하반기 상장 계획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다”고 상장 철회설에 선을 그었다.

케이뱅크는 IPO 경쟁력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의 전략으로 여수신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 케이뱅크 여신 잔액은 올 2분기 8조 730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23.1% 늘었고 같은 기간 수신 잔액도 12조 1800억원으로 7.6% 확대됐다. 케이뱅크는 은행권에서 제일 먼저 대출 금리를 인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로 올렸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존에 신용대출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 중에서 20% 차지하는 전세대출과 아담대도 많이 늘었다”며 “전반적으로 신용대출도 늘었는데 그 이유는 지난해부터 대고객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고 고객들이 직접 비교해보면서 케이뱅크가 대출금리가 낮고 한도가 높다 인식이 늘어 고객들이 찾아와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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