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서순곤 기자 = 여순10·19사건 홍보관 개관식이 정치인들의 치적 자랑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여순사건 홍보관을 여수시 신월로에 총사업비 5억8300만 원을 들여 연면적 219㎡(66평) 규모로 조성해 18일 오전 10시 19분 개관식을 진행했다.
개관식에는 정기명 여수시장, 주철현·조계원 국회의원, 백인숙 여수시의회 의장 및 여수시의원, 이광일 전라남도의회 부의장 및 전남도의원, 서장수 여순사건 여수유족회장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논란은 경견하고 엄숙하게 진행돼야 할 개관식에서 정치인들의 기념사 및 축사에서 동료 시의원과 도의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치적을 칭찬하는 듯한 발언이 길어지면서 불평이 이어졌다.
이날 1시간 20여분간 진행된 행사에 참석한 유족들은 70세 이상의 연로한 어르신들로 뙤약볕에서 종이 모자 한 장으로 버티다 근처 나무 그늘로 이동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치적 자랑질과 시·도의원 칭찬으로 축사가 길어지면서 누구를 위한 행사냐는 불평과 함께 절반 이상의 어르신들이 배치된 좌석에서 이탈해 나무 그늘로 이동했다.
또한 개관식 후 홍보관을 둘러보는 시간에 정치인들이 우선해서 입장하면서 멀리 화양면, 소라면 등에서 대형버스로 참석한 유족들은 홍보관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분들이 많았다.
이들은 관계기관에서 대형버스를 제공해 행사에 참석한 연로한 유족들로 정해진 시간에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계신분들이 많았다.
행사 후 행사장을 벗어나는 정기명 여수시장에게 한 여성 참가자가 불만을 표시하며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이는 시·도의원들의 역할이야 있었겠지만 자신들의 치적만 홍보하고 수십년 간 여순사건 관련 연구와 자료수집, 역사 고증 등의 역할을 해온 단체에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순사건 유족은 “의원님들이야 자가용으로 언제든지 와서 볼 수 있지만 교통이 불편한 곳에서 시내버스 타고 다시 오기는 쉽지않다”며 말했다.
시민 김 모씨는 “기념관이 아니고 왜 홍보관인지 모르겠다”며 “오래전의 아픈 역사를 후손에게 알리고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마련된 장소가 정치인들의 치적 자랑에 이용된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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