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김병관 기자 = 9월 이제 가을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며 또한 독서의 계절이다. 등산과 낚시, 여행 등 여행객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계절이 아닐 수 없다.
꿈과 사랑의 시, 정신이 오롯이 보존돼 있는 생생한 문학 현장이 있다.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경기 안성시 양성면 난실길에 위치한 조병화 문학관을 가볼만 곳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조병화 문학관은 지난 1990년 6월 13일 문화관광부에 의해 난실리는 문화마을로 지정됐다. 그 일환으로 지난 1993년 2월 6일에 국고의 지원을 받아 조병화문학관이 설립됐다.
특히 조병화 문학관은 조병화 시인의 예술과 인간사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많은 문인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매년 5월 조병화 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조병화 문학관(관장 조진형)측에 따르면 이곳은 편운 조병화 시인이 남긴 창작 저작물, 그림과 유품들을 전시하는 문학기념관이다.
1층 전시실에는 육필원고 및 160여권에 달하는 저서와 함께 즐겨 쓰던 베레모, 입에 물었던 파이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던 만년필, 학창시절 성적표, 럭비공, 화려한 경력을 엿볼 수 있는 훈장, 상패, 명예박사학위증 등이 전시되어 시인의 생애가 한눈에 들어온다.
2층에는 그가 지난 1991년 후배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제정한 편운문학상 수상자들의 수상 서적과 사진이 전시돼 있는 세미나실에 다다른다. 이곳은 세미나, 영상물 감상, 시낭송회 등 문화행사를 통한 문학적 교감이 이루어진다.
또한 장재봉 산자락에 자리 잡은 편운동산에는 문학관을 비롯해 어머니 진종여사 별세 후 세운 묘막 편운재, 집필실로 사용하던 청와헌과 가족묘소가 조화롭게 조성됐다.
봄, 여름, 가을 색색의 꽃들이 만발하는 편운동산은 계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해 위안을 준다.
◆조병화 시인 소개
조병화 시인 호는 편운. 지난 1921년 5월 2일 경기 안성군 양성면 난실리에서 부친 조두원과 모친 진 종 사이 5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미동공립보통학교를 거쳐 지난 1943년 3월 경성사범학교 보통과 및 연습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4월 일본 동경고등사범학교 이과에 입학해 물리, 화학을 수학하다가 일본 패전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지난 1945년 9월부터 경성사범학교 물리 교유로 교단생활을 시작해 현재 제물포 고등학교의 전신인 인천중학교 교사, 서울 중학교(6년제)교사로 들어섰다. 아울러 중앙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에서 시론을 강의하다가 지난 1959년 서울고등학교를 사직하고 경희대학교 교수(시학 교수, 문리대학장, 교육대학원원장 등 역임) 지난 1981년부터 인하대학교 교수(문과대학장, 대학원 원장 부총장 등 역임)로 재직하다 지난 1986년 8월 31일 정년퇴임했다.
이와 같은 교육과 문학의 업적을 인정받아 중화학술원에서 명예철학박사, 중앙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낭만의 언어 시를 표현, 꿈과 사랑의 삶을 형상화 특징
조병화 시는 쉽고 아름다운 언어로 인간의 숙명적인 허무와 고독이라는 철학적 명제의 성찰을 통해 꿈과 사항의 삶을 형상화한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김소월이 전원서정을 바탕으로 민족의 정한을 노래한 데 비해 그는 외로운 도시인의 실존적 모습, 허무와 고독으로서의 인간존재가 꿈과 사랑으로 자아의 완성에 이르는 생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기 쉬운 낭만의 언어로 그려냈다.
창작시집 53권이 증명하듯 그의 시작활동은 남달리 성실했고 또한 폭넓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시집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25권이 번역 출판 되기도 했다.
문단에서도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하면서 그동안에 세계시인대회 국제이사, 제4차 세계시인대회(서울, 1979) 대회장을 겸임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시인대회에 한국대표 또는 단장으로 수차에 걸쳐 참석해 왔으며 이 대회에서 추대된 계관시인이다. 또한 국제 P.E.N. 이사로 지난 1970년 국제 P.E.N 서울대회에서는 재정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아세아문학상(1957), 한국시인협회상(1974), 서울시문화상(1981), 대한민국예술원상(1985), 31문학상(1990), 대한민국문학대상(1992), 대한민국금관문화훈장(1996), 516민족상(1997), 그리고 세계시인대회에서 여러 상과 감사패를 받았다.
그는 이러한 상금과 원고료를 모아 후배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지난 1991년 편운문학상을 제정했고 지난 2003년 작고할 때 까지 13회에 걸쳐 37명의 시인, 평론가들과 시문화단체에게 이 상을 수여했다. 이후 유족들이 그의 유지를 받들어 지속적으로 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전에 창작시집 53권, 선시집 28권, 시론집 5권, 화집 5권, 수필집 37권, 번역서 2권, 시 이론서 3권 등을 비롯해 총 16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지난 2003년 3월8일 작고하기 까지 경희대학교 이사, 한국문인협회 명예 이사장, 인하대학교 명예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세계시인대회 계관시인이다.
◆예술과 인간사랑 정신 기리는 조병화 시 축제
올해로 제14회를 맞아 조병화 시 축제는 편운 조병화의 예술과 인간사랑 정신을 기리고 문화관광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안성시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조병화문학관에서는 매년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며 지역 초등학생들이 참가해 조병화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꿈나무 시낭송대회, 조병화 시인의 육필시화, 그림 등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는 전시회, 올해로 12회를 맞은 편운 시 백일장은 매년 시인을 꿈꾸는 문청들의 참여로 활발하다.
이밖에도 안성문협 회원들과 함께하는 안성 시 읽는 날 시낭송회, 각종 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가 전개될 예정이다.
◆사회 환원정신으로 제정한 편운 문학상
편운문학상은 조병화 시인이 학창시설 받은 장학금, 각종 주요 문학상 상금과 평생남들로부터 받은 은혜를 다시 사회에 되돌려준다는 환원정신을 가지고 제정되었으며 올해로 27주년을 맞이했다.
조태일, 허영자, 마종기, 정호승, 김윤식, 김종회 등 편운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과 평론가들은 현재 한국시문학의 빛나는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편운문학상 운영위원회는 편운 선생의 시 정신을 계승해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인과 평론가들을 선정한다. 역대 편운문학상 수상자들의 추천에 의한 예심과 본심 심사를 거쳐 수상자가 선정된다. 올해 수상자는 시 본상의 최승자, 신덕룡이다.
매년 오월 초, 조병화 시축제와 함께 안성 조병화문학관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김용정,조병화 문학관 대표는 “이곳은 주로 어른과 문인을 비롯한 어린이, 중학생,고등학생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면서 “방문객들이 오면 주로 문학관 시설과 조병화 사진, 영상, 어머니와의 추억과 서려있는 편운재에서 돌아본다. 1년에 30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한편 조병화문학관은 지난 1993년 2월 6일 개관했으며 개관시간은 계절별로 오전 10시30분 ~오후 4, 5시까지며 매주 월요일, 신정, 구정, 추석, 성탄절 등 휴관한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는 2000원 이다.
NSP통신/NSP TV 김병관 기자, inspect1234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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