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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테레사와 어깨 나란히 한 6.25전쟁 소년의 군마 ‘아침해’

NSP통신, 남승진 기자, 2020-06-04 17:32 KRD8
#아침해 #마사회 #김낙순 #레클리스 #김학문

지뢰로 다리 잃은 여동생 위해 넘겨…美 라이프지 선정 100대 영웅

NSP통신-6.25전쟁 당시 활약한 군마 레클리스 모습. (한국마사회)
6.25전쟁 당시 활약한 군마 레클리스 모습. (한국마사회)

(경기=NSP통신) 남승진 기자 = 지난 1997년 미국의 대중문화 잡지 ‘라이프’가 선정한 100대 영웅에 조지 워싱턴, 아브라함 링컨, 마틴 루터 킹, 마더 테레사 등 역사 속 위인들과 군마(軍馬) ‘레클리스’가 선정돼 화제가 됐다.

미국 해병대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이 말은 원래 한 소년이 이끌던 경주마 ‘아침해’였다.

◆지뢰로 다리 잃은 여동생 의족 위해 아침해 떠나보낸 어린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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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산악지역이 대부분인 한반도 특성상 신속히 고지를 점령하는 쪽이 전략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군은 ‘지프차’를 투입했으나 운용이 여의치 않은 지형이 많았다. 이에 미군은 원활한 물자 수송을 위해 군마를 활용키로 한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0월 미 해병대 소속 ‘프레더슨’은 군마 수급을 위해 신설동 경마장에서 경주마 ‘아침해’를 만난다. 몽골계 혈통 암말 아침해는 140cm의 작은 체구로 산길을 다니기 적합했다.

당시 아침해의 마주는 김학문이라는 소년이었다고 전해진다. 지뢰 사고로 한 다리를 잃은 여동생의 의족이 필요했기 때문에 정든 말을 눈물로 떠나보냈다.

가격은 250달러로 당시 한국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67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꽤 큰 금액이었다. 자신의 말이 전쟁터에 나가야한다는 사실에 소년은 한참동안 통곡하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닷새간 51차례 수송…하사 ‘레클리스’로 진급

전장에 투입된 아침해는 고지대로 탄약·물자·부상병을 수송하는 임무를 맡았다. 청각 발달로 큰 소리에 겁을 먹는 다른 말들과는 달리 포성·총성에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산길에 오를 땐 탄약, 내려올 땐 부상당한 병사들을 실어 날랐다. 포탄이 날아올 땐 몸을 바싹 눕히기도 하며 철조망을 피해다니는 등 동행하는 사람 없이도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1953년 3월 연천지역에서 중공군과 치룬 대규모 전투 ‘네바다 전투’에서는 닷새 동안 하루 평균 51차례 물자를 옮기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미 해병대는 이 공로를 인정해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다’란 뜻의 레클리스라고 명명했다. 이 말은 1954년 병장으로 진급한다.

◆종전 후 美 송환 ‘훈장만 5개’

레클리스는 종전 후 1954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송환됐다. 성대하게 치러진 환영식에서 단연 스타 대우를 받았다. 이 말은 무공훈장 등 5개의 훈장을 받고 1959년 하사관으로 진급한다. 이듬해에는 공식적으로 은퇴하며 퇴직금을 대신해 평생의 먹이를 보장받는다.

은퇴 후에도 동료 전우들의 가정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퇴역군인 활동을 하던 레클리스는 1968년 노환과 부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전역의 언론은 성대하게 치러진 장례식을 대서특필했다.

2013년과 2018년에는 버지니아주 국립 해병대 박물관과 켄터키주 경마공원에 각각 레클리스의 동상이 건립됐다. 한국에서도 2016년 레클리스가 활동하던 연천군에 레클리스 공원이 조성됐다.

◆레클리스 기리는 경주마들, 잇따라 ‘우승 잔치’

이 이야기는 한국에도 알려져 2002년 태어난 한 경주마에 아침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015년생 경주마 ‘돌아온아침해’도 서울 경마공원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두 마리 모두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치러진 경주에서 모두 우승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도 ‘sergeant Reackless’라는 경주마가 활동했고 해당 마주의 제안으로 2014년 켄터키더비 경주 개최일에 처칠다운스 경마장에서 레클리스 추모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는 전쟁 영웅 아침해의 용기와 호국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말과 함께하는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경마공원에서 열린 말 문화공연 ‘레클리스1953’은 전 좌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앞으로도 말과 함께 하는 이색 문화공연과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숨은 영웅을 기리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NSP통신 남승진 기자 nampromotio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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