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DIP통신] 김정태 기자 =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소재로 다룬 미스터리 실종실화극 <아이들…>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연기경력 18년 차의 박용우가 난생 처음 재촬영에 부상투혼까지 발휘한 사연, 류승룡이 금주를 깨고 술잔을 든 사연, 그리고 리얼한 세트장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까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아이들...>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는 배우들과 스탭들의 열정을 확인케하며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꾸준한 연기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박용우. 1994년 데뷔 이후 연기경력 18년 차를 맞이한 그는 <아이들...>에서 난생 처음 재촬영에 부상투혼까지 발휘하는 열의를 불태웠다. 박용우가 재촬영을 한 장면은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김주환’(박병은)과 ‘강지승’(박용우)의 도축장 격투씬.
이 장면은 배우들과 스탭들 모두에게 감정적, 육체적으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촬영이 끝난 후 도축장 격투씬의 재촬영을 결정한 이규만 감독은 배우, 스탭들을 다시 한자리에 모으게 됐고 이 부름에 모두가 흔쾌히 응했다.
박용우는 “<아이들...>은 난생 처음 재촬영까지 하면서 만든 대단한 작품이다.”라고 웃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지만, 실제로는 거친 액션씬을 소화한 후 앞니가 부러지는 후유증까지 겪었을 만큼 이 장면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이렇게 탄생한 도축장 씬은 관객들로 하여금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극중에서 ‘김주환’에게 ‘강지승’이 뿜어내는 분노를 관객들도 그대로 느끼게끔 하는 명장면으로 탄생해 강한 임팩트를 안겨주며 극적 재미를 더한다.
부모를 범인으로 지목한 ‘황우혁’ 교수로 분해 지식인의 광기 어린 집착을 보여주는 배우 류승룡은 <아이들...>을 위해 끊었던 술잔을 다시 잡았다.
무엇보다 리얼리티을 강조한 이규만 감독의 연출의도를 간파한 그는 ‘강지승’과 대폿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씬에서 실제 음주를 감행한 것.
황교수가 ‘소란행동’이라는 심리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이론에 여러 가지 정황을 대입하는 과정을 담아낸 대폿집 씬은 ‘강지승’이 황교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황교수가 주장하는 가설은 다름아닌 실종아이들 중 한 명인 종호의 부모님이 범인이라는 것. 이러한 충격적인 가설을 주장하는 ‘황우혁’ 교수의 이론에 관객들도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금주를 포기하고 술잔을 다시 잡은 류승룡의 빛나는 연기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장감을 그대로 살린 <아이들...> 속 여러 장소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띠는 장소는 바로 사라진 아이들 중 한명인 종호의 집. 세트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종호 집 세트의 리얼함은 종호 모 역의 김여진이 촬영 당시 세트를 찾지 못했던 일화만으로도 얼마나 정교하게 지어졌는지 짐작할 만하다.
여기에 웃지 못할 기막힌 사건도 벌어졌는데, 바로 세트가 지어진 충북 청원군의 한 마을 주민들이 세트 안의 화장실을 진짜 화장실로 착각하고 사용해버린 것. 영화 속에서 ‘황우혁’ 교수가 종호 부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집안에 아이들의 유해가 숨겨져 있을 거라며 종호 집안의 재래식 화장실을 파내는 장면은 <아이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씬이었다.
그만큼 화장실도 리얼하게 제작했던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지난 여름 찌는듯한 무더위 속에 벌어진 종호 집 화장실의 기막힌 헤프닝은 <아이들...>의 미술팀이 얼마나 세트를 정교하게 만들었는지를 한번에 설명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자, 스탭들과 배우들이 하나같이 손꼽아 전하는 최고의 촬영 비화이기도 하다.
1991년 대구에서 발생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소재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했던 인물들간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낸 미스터리 실종실화극 <아이들…>은 개봉 3주차에도 꾸준한 흥행세를 유지하며 전세대 관객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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