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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앨런 포의 마지막 5일 재구성한 ‘더 레이븐’[경기=NSP통신] 박예솔 프리랜서기자 = 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 한 남자가 벤치 위에서 창백한 얼굴로 앉아있다. 창백하다 못해 곧 쓰러질 것 같은 얼굴을 한 사내가 하늘을 바라보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에드가 앨런 포의 마지막 5일을 재구성한 영화 더 레이븐의 첫 장면이다.
미국 볼티모어의 한 빈민가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이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는 사건 현장에서 수사관 필즈(루크 에반스 분)는 살인 사건 현장에서 낯익은 느낌을 받는다.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모방한 모방 살인임을 알아챈 필즈는 곧바로 에드가 앨런 포(존 쿠삭 분)을 찾는다. 술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던 포는 자신의 소설이 배경이 되었음을 믿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곧 포가 사랑하는 여인인 에밀리(앨리스 이브 분)이 납치를 당하자 전력을 다해 그녀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범인은 그에게 자신이 제시한 단서를 이용해 소설을 쓸 것을 요구한다. 포는 범인이 제시하는 단서들로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점차 범인에게 다가간다.
이 영화는 에드가 앨런 포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시작으로 잡았다. 영화 속에서는 실제 그가 쓴 6개의 소설이 실제 살인사건으로 벌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허구와 사실을 넘나든다.
그가 맞이한 미스터리한 죽음과 그가 쓴 소설이 바탕을 구성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부분은 허구다. 이런 부분은 평소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좋아하거나 그에게 관심이 많은 관객이라면 흥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잘 모르거나 그에게 관심이 없다면 영화 초반부에 집중도가 떨어진다. 영화 속에서 포와 범인이 대결하는 구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스릴러처럼 숨 가쁘게 추리해나가는 영화를 기대한 다면 실망할 수 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객은 포가 단서를 찾아나가며 범인에게 시시각각 다가가는 모습을 보는 중에 영화에 이입하게 된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은 사실감이 느껴지는 화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범인에게 납치당해 감금되는 에밀리가 탈출을 위해서 몸부림치는 장면은 사실성이 느껴진다. 다소 잔인한 장면들도 생생하게 느껴지도록 연출되었다.
에드가 앨런 포를 연기한 존 쿠삭은 영화를 위해서 11kg을 감량하고 수염을 기르는 등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 외에도 제 2의 올랜도 블룸이라 불리는 루크 에반스의 수사를 위한 수사관 연기와 갇혀 있는 동안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는 에밀리를 맡은 앨리스 이브의 숨 가쁜 연기를 볼 수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 7월 5일 개봉.
박예솔 NSP통신 프리랜서기자, paviysss@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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