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영화 ‘살인자 리포트’는 ‘연쇄살인범과 기자의 인터뷰’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밀실 호텔 스위트룸에서 단둘이 마주한 기자 선주(조여정)와 살인자 영훈(정성일)의 대화는 단순한 취재를 넘어 심리전과 진실 규명의 과정으로 확장된다.
이 영화의 압권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다. 조여정은 특종을 좇는 집념과 인간적 불안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정성일은 냉혹한 카리스마와 흔들리는 내면을 동시에 표현한다. 두 배우가 대사만으로 극을 끌고 가는 힘은 관록과 신선함이 어우러진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한정된 공간의 답답함을 오히려 서스펜스로 전환한다. 영훈의 이야기가 점차 풀려나가면서 밀실극 특유의 긴장감을 강화하고, 인터뷰의 주도권이 선주에서 영훈으로 뒤집히는 과정은 매끄럽게 전개된다.
특히 관객은 인터뷰가 단순한 취재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인터뷰하는가’라는 역전의 구도로 변해가는 흐름을 체감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단순히 스릴러적 재미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주의 연인이자 형사인 한상우(김태한)의 죄를 둘러싼 ‘사적 보복’의 문제를 서사에 녹여내며, 중범죄자에 대한 개인적 응징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한 오락적 긴장을 넘어 사회적 논란을 환기하며 관객에게 무거운 여운을 남긴다.
다만 초반부 설정과 관계 구축이 길게 이어지면서 일부 관객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다. 더불어 형사 혼자 중범죄자를 잡으러 온다는 설정과 대처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져 보였다.
그럼에도 ‘살인자 리포트’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두 배우의 안정적인 연기와 감독이 던지는 사회적 질문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청소년 관람불가. 9월 5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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