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조이호 기자 = 강화도 마니산 자락은 예로부터 청정한 자연과 역사적 의미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2022년 문을 연 프리미엄 증류주 전문 양조장 ‘RYU(류)’는 출발부터 남달랐다. 단순히 술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 한국 소주의 정통성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해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류 양조장은 지역 농산물을 적극 활용한다. 강화도라는 땅이 지닌 고유성, 그리고 한국 전통주의 맥락을 제품 속에 녹여내는 것이 브랜드 철학이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파인 컷(Fine Cut)’ 증류 공정을 더해 술의 깊이와 풍미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하이앤드 소주를 생산하는 류 양조장에 내놓은 첫 라인업은 단순히 알코올 도수를 달리한 제품군이 아니다. 각각이 독립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를 지닌다.
서해(25도, 375ml)는 보타니컬 시트러스 풍미가 살아 있는 제품으로 칵테일 베이스로도 손색없다. 서해의 청량한 바람과 감각적 향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RYU Classic(24도, 375ml)는 부드럽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정통 소주 라인. 전통주의 감성과 현대적 세련미가 공존하는, 브랜드의 ‘얼굴’ 같은 제품이다.
RYU Origin(40도, 375ml)은 정교한 파인 컷 공정으로 완성된 프리미엄 증류 소주. 고도주의 매혹과 섬세함을 동시에 담아내며, 파인다이닝과의 궁합이 탁월하다.
이 세 가지 제품은 국내 유명 바(Bar)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채택되며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RYU Origin은 해외 미식 행사에서도 소개되며 ‘한국 소주의 새로운 얼굴’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술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RYU의 행보는 술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문화·패션·미식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불가리(BVLGARI), LINK SEOUL,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등 세계적 브랜드와의 협업은 RYU가 지향하는 가치를 잘 보여준다. 단순히 전통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미학과 스토리를 세계 무대에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류 양조장 관계자는 “RYU는 단순한 주류 브랜드가 아니라 한국 증류주를 매개로 한 문화적 경험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를 통해 한국 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화도의 지역성과 세계화 전략
강화도는 한국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자, 동시에 수도권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 장점을 갖는다. 류 양조장은 이곳에서 기획·생산·출고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운영한다. ‘지역성(Locality)’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글로벌 지향성을 잃지 않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강화도’라는 이름 자체를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부로 삼겠다는 의지다. 강화도의 자연과 문화적 풍경은 곧 RYU 제품에 담긴 한국적 미학과 직결된다.
RYU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분명하다. 한국 증류주를 세계 미식 시장에서 인정받는 주류 카테고리로 올려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급 다이닝, 글로벌 문화 콘텐츠, 패션·예술 브랜드와의 교차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확장하고 있다.
“RYU는 강화도라는 지역성과 한국적 미학을 담아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전통주의 새로운 가치를 알리겠다”는 류 양조장 관계자의 이 발언은 단순한 포부를 넘어, 한국 증류주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류 양조장은 아직 설립된 지 몇 해 되지 않은 젊은 브랜드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세계, 주류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다층적 요소를 연결하며 독창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다.
RYU가 걸어가는 길은 단순한 술의 제조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전통주의 세계화를 향한 긴 여정이자, 한국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세계인에게 전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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