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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이야기

치킨 중량 표시제 도입,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들의 속사정

NSP통신, 옥한빈 기자, 2025-12-15 18:00 KRX8 R3
#교촌에프앤비(339770) #제너시스BBQ #다이닝브랜즈그룹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 중량 표시제

당일 기준 각 사 어플, 교촌 도입 완료·BBQ와 bhc는 아직
초기 혼란 줄이기 위해 내년 6월 말까지 계도기간
시행 비용·형평성·인력 낭비·처벌 수위 등 우려점 공존

NSP통신-(왼쪽부터) 교촌치킨, BBQ, bhc 어플 주문 화면의 모습 갈무리 (사진 = 옥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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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교촌치킨, BBQ, bhc 어플 주문 화면의 모습 갈무리 (사진 = 옥한빈 기자)

(서울=NSP통신) 옥한빈 기자 = 스마트폰 화면에 치킨이 가득하다. 허니콤보, 뿌링클, 황금올리브 등... 가격도 엇비슷한 치킨들은 여느 화면과 다름 없어 보이지만 오늘(15일)부터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교촌치킨 어플에서 보이는 ‘조리 전 중량(g)’이 바로 그 주인공.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를 뜨겁게 했던 치킨 중량 표시제의 이면을 한 번 살펴봤다.

이번 변화의 시작은 일명 ‘슈링크플레이션’ 때문이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만 줄이는 깜깜이 가격인상이 논란으로 이어지자 정부가 외식 프랜차이즈에도 중량 정보를 명확히 알리도록 한 것. 그 도입 첫날이 바로 이날이다.

이번 중량 표시제도는 소비자가 보지 못했던 정보, 혹은 굳이 알 필요 없다고 여겨졌던 무게의 등장이다. 소비자들은 각 치킨 브랜드별로 객관적인 양과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게 됐다. 가격이나 중량의 변화도 즉각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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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교촌치킨이다. 교촌은 중량 표시를 선제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던 브랜드인 만큼 책임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중량 이슈는 교촌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고 제도화로 이어졌다.

기타 BBQ와 bhc등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대응은 조금 더 조심스럽다. 쉽게 쉽게 넣었다 뺐다 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치킨의 ‘한 마리’ 메뉴는 정해진 호수(닭의 중량별로 구분한 기준)가 있기 때문에 표시하기에 수월하지만 기타 콤보나 윙 등 부위를 혼합해서 따로 쓰는 경우는 각 닭마다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무게 적용이 어렵다는 것. 그래서 지금까지는 조각(P) 개수 등으로 표시하곤 했다.

또한 부분육 메뉴는 매장별 손질 방식, 부위 구성, 조리 과정에 따라 실제 제공 중량이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일괄적으로 표기할 경우 오히려 소비자 혼선을 키울 수 있고 현장에서는 계량·표기·관리 업무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것이 일부 브랜드가 현재 당국과 실무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중량 표시제 도입은 메뉴판·앱 화면 수정에서 끝나지 않고 계량 기준 정비, 직원 교육, 가맹점 운영 매뉴얼 변경, 가맹점 메뉴판 변경까지 이어진다. 이는 곧 가맹점주 부담과 직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형평성과 처벌의 수위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번 시행령은 문제가 됐던 소수의 브랜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닌 10개 브랜드가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교촌치킨 ▲BHC ▲BBQ ▲처갓집양념치킨 ▲굽네치킨 ▲페리카나 ▲네네치킨 ▲멕시카나치킨 ▲지코바 ▲호식이두마리치킨 등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노랑통닭, 푸라닭치킨 등 다양한 브랜드들은 제외됐다”라며 “시행령의 취지가 국민의 알권리 보호 및 소비자권리 증진이라면 그 브랜드들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브랜드라도 지역이나 상권에 따라 영세한 가맹점주들도 많은데 일괄적으로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것도 걱정스럽다”고 말을 더했다.

실제로 이번 시행령이 계도기간이 지난 후 불시검문이나 고발 등에서 적발된다면 가맹점주는 영업정지 7일 혹은 15일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는 최대 한 달 중 절반의 매출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

이제 사진 속 치킨 주문 화면은 더 이상 ‘맛있는 선택’만을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게 된 점이 씁쓸함을 남긴다. 즐거운 고민의 시간이 정보의 투명성이 함께 요구되는 창구가 됐고 소비자는 가격과 함께 무게를 비교하게 된 시점. 이제 브랜드는 숫자로 신뢰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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