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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고브로 형제는 ‘용감’ 과일은 ‘달콤’…“과일 리테일 혁신을 꿈꾼다”

NSP통신, 옥한빈 기자, 2025-10-06 11:45 KRX2EM R1
#고브로 #오롯 #과일자판기 #고창성 #고대성
NSP통신-고브로의 공동대표인 (왼쪽부터) 형 고대성 씨와 동생 고창성 씨 (사진 = 고브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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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브로의 공동대표인 (왼쪽부터) 형 고대성 씨와 동생 고창성 씨 (사진 = 고브로 제공)

(서울=NSP통신) 옥한빈 기자 = 대한민국 1등기업 삼성전자의 인사·마케팅부 직원, 잘나가는 과일 도매 15년 경력의 베테랑 사장님. 누구든 듣기만 해도 ‘부럽다’ ‘좋겠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이 달콤한 현실을 포기하고 꿈을 향해 고난 길에 나서는 것도 따라 할 수 있을까? 경기가 어려워지고 창업시장은 위축되고, 매장 수는 나날이 줄어들어도 과연 끝까지 사업을 이어가며 기술개발에 몰두할 수 있을까?

주변의 우려와 걱정에도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해 이제는 매출 50억 원, 이익은 흑자를 기록하는 번듯한 스타트업 사장님이 된 두 형제가 있다. ‘오롯’ 브랜드를 가진 과일 리테일 기업 ‘고브로’의 이야기다. NSP통신은 고씨 형제 중 첫째 형을 만나 본격적으로 그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사업의 시작

NSP통신- (이미지 = 고브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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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고브로 제공)

“커피는 스타벅스! 과일은...?”

두 형제가 수 많은 사업 중 ‘과일’을 택한 것은 동생에게 익숙한 분야기도 했지만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아쉬움들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과일을 좋아하지만 정작 과일을 사기 위해서는 시장에 가거나 과일가게에서만 살 수 있었던 것. 시대가 지나며 편의점이나 온라인에서도 과일을 취급했지만 신선하고 맛있는 제품을 먹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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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과일은 매장 특유의 어쩔 수 없는 용적의 한계와 점주님들의 폐기에 관한 걱정 때문에 굉장히 적은 종류 뿐이었어요. 전문적인 보관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오픈 쇼케이스에 담겨 신선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었죠”

고 대표는 모든 가족이 질 좋고 신선한 과일을 손 쉽게 먹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요즘 온라인에서도 좋은 과일을 먹을 수 있지만 당장 바로 먹을 수는 없잖아요? 과일도 아이스크림이나 커피처럼 당장 먹고 싶을 때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다 씻겨져 있고 잘라져 있고 껍질도 벗겨져 있으면 너무 좋지 않나요?”

과일의 신선함과 퀄리티 외에도 고브로가 추구하는 것은 ‘편하고 깔끔하게’ 먹는 과일이었다. 실제로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세척 및 손질과 뒤처리가 불편해서라도 먹고 싶은 과일을 피하게 되는 현실. 고브로의 틈새시장 공략이 돋보이는 전략이었다. 그렇게 고브로는 2020년 8월 사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사업의 발전

NSP통신-(왼쪽부터)고브로 공장의 모습과 매장의 모습 (사진 = 옥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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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고브로 공장의 모습과 매장의 모습 (사진 = 옥한빈 기자)

고브로가 바라는 것은 평범한 과일가게가 아니었다. 시장 과일의 맛과 편의점 과일의 간편함을 더하고 고브로만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융합한 ‘푸드테크 프랜차이즈 기업’이었다.

“저희 가맹매장들은 100% 무인으로 운영돼요. 과일은 편하게 먹게 하면서 장사는 불편하게 한다면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자동화된 시스템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갖춘 구조 때문이에요”

실제 고브로의 오롯 브랜드 매장을 가보면 모든 판매는 키오스크로 진행된다. 제품은 일반적인 과일부터 커팅과일, 건과일, 견과류 등 다양하다. 과일 판매 경험이 없는 점주의 편의를 위해 매일 가락시장과 산지에서 품질 엄선한 과일을 박스채로 보내는 것이 아닌 소포장, 커팅과일을 바코드가 부착된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는 구조다. 발주-재고-상품-회원관리와 원격으로 바꿀수 있는 전자가격표시기 시스템까지 자체 개발해 운영함으로 점주들은 매일 1시간 관리로 편하게 영업할 수 있다.

또한 오롯은 가맹사업 외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기업의 힘을 키웠다. 특히 ‘과일자판기’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더욱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며 효율적인 판매가 가능했다. 이 기계는 일반적인 자판기와는 달리 손님들이 직접 과일을 들여다보고 확인할 수 있는 형태다. 기존의 자판기는 기계 속에 진열된 제품을 눈으로만 보고 골라야 했지만 선도와 상태가 중요한 과일의 특성을 고려해 고브로만의 기술로 제작했다. 무인 냉장고와 자판기의 중간 형태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유통의 형태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월세가 부담이 큰 창업시장에서 자판기는 혁신이라고 생각했어요”

현재 이 무인자판기는 이마트24 등의 편의점에 다량 입점해있고 국민대 등의 대학교 캠퍼스·병원 등에도 설치돼있다. 이제는 더 많은 편의점과 지하철 역사, 도서관 등에도 설치를 계획 중이다.

◆사업의 위기와 미래

NSP통신-(왼쪽부터) 고 대표가 미니냉장고(자판기) 개발 완료하고 기뻐하는 사진과 실제 시중에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 = 옥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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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 대표가 미니냉장고(자판기) 개발 완료하고 기뻐하는 사진과 실제 시중에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 = 옥한빈 기자)

고브로의 사업이 마냥 다 잘나갔던 것은 아니다. 첫 창업 이후 열심히 가맹점을 늘렸지만 내수경제 악화와 시장 불안 등으로 재작년부터는 영업이익을 겨우 유지했고 매장은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고씨 형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히려 자동화된 설비에 투자했고 상권 분석과 계약을 통해 반등을 만들기 시작했다.

“과일가게 중 첫 도매부터 직매입해서 자체 물류와 가공 공장까지 운용하고 매장관리 및 기계 설치까지 하는 곳은 저희가 유일하죠. 앞으로는 작은 인식 칩을 도입해 재고관리와 발주까지 AI가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에요. 아마 곧 될 것 같습니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이 제자리인 이유는 이런 적극적인 투자와 직고용·직매입 때문이었다. 자신들을 믿고 창업해 주신 점주들의 신뢰를 깨고 싶지 않다는 그들은 전혀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매장이 여러 개 생기고 편의점이나 병원에까지 들어가는 기업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물론 힘들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오롯은 1인가구와 MZ세대까지 아우르는 대표적인 과일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맛있고 건강한 과일을 먹기 바라는 부모의 마음, 힘들고 귀찮지만 과일은 먹고 싶어서 고민되는 자녀의 마음, 먹고 난 후 껍질과 씨앗 처리가 곤란한 모두의 마음까지. 고브르의 오롯이 그 심정을 성공적으로 포착해 스타트업계의 신화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한편 고브로는 다양한 특허와 상표등록 외에도 2024년 수원.판(PANN) 2기에 선정된 우수 수원기업 중 IR데이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2021년 과일 전문점 부문 ‘대한민국소비자브랜드대상’에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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