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홈플러스 회생 절차와 관련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 대해 메리츠금융그룹(이하 메리츠)이 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 자료의 내용이 일부 언론에 공개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MBK는 지난달 24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사과문은 ‘10년 간의 투자 과정에서 부족한 판단과 경영 관리로 인해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이라는 중대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점과 ‘장래 운영 수입을 재원으로 하여 향후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무상으로 추가 증여하겠다’는 점 등을 담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메리츠 측은 내부 문건을 통해 이를 조목조목 비판한 것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메리츠는 ‘MBK & 홈플러스 회생관련 주요 쟁점’이라는 문서를 작성했다.
우선 MBK가 최초로 내놓은 3000억 원 지원 계획이 대해 “김병주 회장의 개인 증여(약 400억원)와 DIP(Debtor In Possession) 차입에 대한 MBK 임원의 연대보증(약 780억원)이 전부이며, 이중엔 과거 홈플러스가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MBK가 연대보증을 선 2000억 원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000억원의 무상 증여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지원 주체와 시기별 금액, 방식, 조건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에 대해 “지원 여부에 대해 확인이 어렵고, 실질적 지원이 아닌데 지원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 메리츠가 MBK에서 꾸준히 강조해 온 홈플러스 보통주 2조5000억원 무상소각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했다고 보도했다. MBK가 홈플러스 지분 2조5000억원은 청산을 하든 기업이 계속 운영되든 사실상 휴지조각이라는 게 메리츠 측의 지적으로 전해졌다.
메리츠가 이같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채권단이다.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이 홈플러스에 빌려준 자금은 메리츠증권이 6551억원,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2807억원 등 1조2000억원 규모다. 홈플러스의 금융권 대출이 1조446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차입이 메리츠금융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향후’, ‘최대’ 등의 표현으로 미뤄볼 때 최소한의 증여만 하고 싶단 속내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은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는 해당 자료를 통해 MBK를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사모펀드의 폐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홈플러스 점포 62개를 담보로 잡았고, 이에 대한 가치가 4조8000억원에 달해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전에 평가한 가치이기 때문에 대출금 전액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내보인다.
한편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MBK에 대한 정치권 압박이 갈 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5개 상임위원회에서 김병주 MBK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동행명령장 발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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