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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헌의 20's Navi

남성인권은 왜 성재기를 한강으로 몰았나

NSP통신, 도남선 기자, 2013-07-29 07:50 KRD5
#남성인권 #남성연대 #성재기 #성재기투신 #성재기실종
NSP통신-홍준헌 WANNA 편집장.
홍준헌 WANNA 편집장.

[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소개팅 자리에서 첫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야 한다? 왜 경제적 부담은 남성에게만 지워지는가” 정부의 지나친 여성주의와 남성이 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 남성 의존적인 여성들의 의식을 개선하고자 남성인권운동을 시작한 단체가 있다. 최근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실종된 성재기 상임대표로 인해 부각되고 있는 남성연대다.

남성연대는 여성주의에 의해 역차별받는 남성의 인권을 보호한다며 군가산점제도 부활, 생리휴가 반대, 여성전용도서관 반대 등에 앞장서왔다. 뿐만 아니라 남성의 배려를 여성이 누려야 할 권리로 생각하는 여성에 대해서는 강력한 어조로 비난하기도 했다. 여성의 등쌀(?)에 억눌려 왔던 남성들이 꽤 많았던지, 남성연대의 이러한 행보는 많은 남성들로부터 찬사와 지지를 받아 왔다. 특히 여성을 향한 성재기 대표의 독설 트윗은 매번 수십 수백 번 리트윗 됐다.

남성 인권 문제가 대두되는 이유는 여성의 성 역할이 남성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된데 반해 남성의 성역할은 여성의 영역 범위로 확장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원인은 우리 사회에서가부장제가 여전히 중요한 기제로 작용함에 있다. 가부장제란 단지 남성을 우위에 두고 여성에게 제약을가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남성의 책임감을 가중하는 데 역시 큰 기능을 하고 있다. 남성, 특히 가장의성 역할을 ‘가족 부양’으로 고정하는 만큼 기혼 남성은 가족에게 헌신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는다. 남성의 책임감이 당연시 되다 보니 여성은 남성에게 의존하고 남성은 그런 여성으로 인해 박탈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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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남성 인권이 ‘억압’받고 있느냐면 그렇지는 않다. 여성이 받는 차별은 사회적 차원의 고정된 시선이 대부분인데 반해 남성의 그것은 개인적 차원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 예가 사회 진출에 있어서의 유리천장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에는 생리나 육아 등을 ‘문제’로 보아 제약을 두는 경우가 많다. 여성을 향해 “왜 취업을 하려 하느냐, 시집 잘 가면 되지”라는 말도 공공연하게 한다.

반면 남성의 사회 진출에 장벽이 되는 것은 개인의 능력 뿐이다. 남성연대가 주장하는 남성 인권 문제 역시도 연애나 결혼이라는 특정 시점이나 상황에 국한돼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경우 여성 사회가 남성을 배척한다든지하는 사회적 차별이 아니라 남성 개인이 마주한 여성 개인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상대 여성이 누구냐에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고로 남성연대는 여성주의적 사회로부터 남성 인권을 되찾는 것이 아니라 남성사회 내부의 모순 내지는 이기적 여성 개인들과 다투고 있다고 보아야 맞다. 그렇다 해서 남성인권운동이 전혀 무의미한 일이냐면 그렇지는 않다. 남성중심사회의 모순을 남성이 주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함은 물론 ‘평등’의 방향성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연대의 주장들은 요구 주체가 남성일뿐 실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기 위해 어떠해야 하는가와 맞닿아 있다. 이는 ‘남성 대 여성’의 구도를 ‘개인대 개인’으로 치환해보면 알 수 있다. 데이트 상대 간의 평등, 도서관 이용자 간의 평등, 가족 구성원 간의 평등 등 인간 간에 마땅히 지켜져야 할 평등한 권리를 요구한다고 보았을 때 그들의 활동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옳다.

남성연대가 ‘남성 인권’이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걸고 나선 것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동에 큰 제약을 가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문제 제기는 남녀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정당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사회 구성원 절반을 적으로 두고 있었기에 말이다. 만약 그들이 ‘남성연대’가 아니라 ‘국민평등연대’였다면 지금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성재기씨가 후원금 때문에 생명의 다리 마포대교에서 몸을 던질 이유도 없지 않았을까.


홍준헌 NSP통신 칼럼니스트는 경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취업신문 대구팀장을 거쳐 월간지 WANNA의 편집장으로 재직중인 20대 청춘의 대표주자다.

본 기고/칼럼은 뉴스통신사 NSP통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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