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최근 공익신고자 보호사건에서 줄 패소한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기식 국회의원은 최근 법원 판결에 따라 권익위의 공익·부패신고자 보호조치가 무력화되고 있다며 관련 법규 개정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의 범위를 건강, 안전, 환경, 소비자이익, 공정경쟁의 다섯 가지 분야로만 한정하고, 미리 정한 180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는 행위만을 ‘공익신고’로 정의해 공익신고자에게 과도한 법적 검토의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의원은 “공익 개념을 확대하고 공익신고 대상법률도 현행 180개에서 467개 이상 범위로 대폭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익위, 공익신고자 보호사건 줄 패소
지난 5월 16일 서울행정법원은 권익위가 ‘KT가 ’제주 7대경관 선정 투표‘ 과정에서 부당한 요금을 책정해 제주시와 국민들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을 신고한 KT 직원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소했다.
KT의 법위반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와 달리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는 공익침해행위가 아니어서, 이 사건 신고는 조사 결과 공익신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포스코 그룹이 공정거래협약에 관한 허위자료를 제출해 공정위로부터 우수협약기업으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신고한 포스코 그룹 계열사 직원의 예에서도 같은 문제가 드러난다.
이 신고를 바탕으로 권익위와 공정위는 해당 허위신고사실을 조사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스코에 부여된 각종 혜택을 박탈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그런데 정작 공정위는 권익위에 보낸 검토결과 문건에서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관련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평가등급 및 인센티브 취소는 하도급법에 규정되어 있는 벌칙이나 행정처분은 아닙니다”라고 회신했다.
만일 포스코 그룹의 허위자료 제출행위가 ‘하도급법 위반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신고자는 공익신고자로서 보호받지 못할 소지가 높다.
결국 현행법과 법원의 해석·적용에 의하면 공익신고자는 자신이 신고하려는 행위가 ‘최종적으로’, ‘어떤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인지 정확히 판단하고, 그것이 ‘공익신고의 대상이 되는 법률’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만 부당전보 등 불이익조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부패신고 분야의 또 다른 문제
신고인이 ‘경기도 선관위가 선거부 조작을 묵인했다’는 내용을 신고한 사건에서, 지난 7월 25일 대법원은 “경기도 선관위가 신고인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것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선관위 입장과 다른 허위사실을 진술했다는 이유일 뿐, 권익위에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불이익조치의 추정도 번복됐다”고 보아 경기도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례에 따르면 기관들이 내부 고발자를 교묘한 방법으로 징계하는 경우 불이익조치의 추정조차 번복돼 권리 구제가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김 의원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시행된 지 2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나온 최근 일련의 판결들은 공익신고자 보호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공익 개념을 확대하고 공익신고 대상법률도 현행 180개에서 467개 이상 범위로 대폭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정부가 현재 제출한 개정안이 100개 법률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는 있지만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나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이 빠져있다”며 “대표적인 공익침해행위인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비자금을 조성하는 행위, 불공정약관으로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가 공익신고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여전히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기식 민주당 국회의원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공익신고자도 보호할 수 있는 특별구제조치 마련과 익명신고의 허용 등 실질적으로 공익신고자를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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