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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고 받는 로또 번호, 뭐가 다를까?

NSP통신, 박천숙 기자, 2015-06-19 10:56 KRD7
#나눔로또 #로또

(서울=NSP통신) 박천숙 기자 = ‘온라인 로또 명당’으로 더 잘 알려진 서울 강남구의 한 로또 정보 업체 앞. 멀끔한 정장 차림의 30대 남성들이 하나 둘씩 출근한다. 검은 뿔테안경을 쓴 채 계산기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도 보인다.

로또 정보업체 로또리치(lottorich.co.kr)는 숫자들을 분석해 로또 당첨확률을 높인 번호를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로또 정보 사업이 처음 생긴 것은 약 9년 전으로 로또에 당첨될 수만 있으면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 로또 번호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당첨 확률이 높은 번호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게 되면서 틈새시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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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정보업체의 한 주는 토요일부터 시작된다. 로또 추첨이 있는 매주 토요일이면 직원들의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에도 번호가 맞아떨어질까?’, ‘당첨 번호가 나와야 회원들의 신뢰를 얻을텐데..’ 저마다의 생각으로 로또 추첨을 바라본다.

토요일 오후 8시 40분. 매주 로또 당첨 결과가 공개되면 이들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번호가 일치한 회원들에게는 전화를 걸어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업체의 추천 번호와 실제 로또 번호가 다를경우에는 왜 다른지, 얼마나 다른지, 로또 통계 정보를 제공한다.

엄규석 로또리치 기술연구소 연구원(남ㆍ29)은 당첨 발표 후 한참을 컴퓨터 모니터를 보더니 고개를 돌렸다. “653회차(06월06일 추첨)에서는 2등 당첨자 2명 배출했네요” 엄 연구원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652회차까지 4주 연속 1등 조합을 배출했는데 이번에는 2등 배출에 그치자 살짝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로또 예상번호는 어떤 과정을 통해 정해지는지 묻자 그는 “통계 패턴으로 하고 있다”며 “자체 통계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이름하여 랜덤워크시스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NSP통신-로또 통계 패턴을 연구중인 엄규석 로또리치기술연구소 연구원
로또 통계 패턴을 연구중인 엄규석 로또리치기술연구소 연구원

그의 설명에 따르면 랜덤워크시스템은 사건은 반복될수록 평균으로 수렴한다는 평균회귀이론을 근거로 한다. 그는“수리적 통계 이론이 아니기 때문에 법칙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평균으로의 회귀는 엄연히 존재하는 자연 현상이기 때문에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업체를 통해 나온 1등 당첨자는 총 38명이며 누적 금액은 791억원이다. 이에 대해 엄 연구원은 “통계시스템에서 기반한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로또 정보 업체(lottorich.co.kr)는 회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업체에 가입하면 로또에 당첨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체는 명확한 당첨증빙 자료에 공을 들이는 편이다.

회사 이곳저곳에는 1등 당첨자 관련 증빙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실제 당첨용지, 당첨금 지급영수증, 입금 통장, 회원 인터뷰 영상, 당첨자 본인 확인 서명 등의 자료는 기밀자료로 취급되어 금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NSP통신-상단부터 우측방향으로 로또 1등 당첨자 증빙자료, 로또 정보업체 사무실, 당첨번호 사실확인 증명서
상단부터 우측방향으로 로또 1등 당첨자 증빙자료, 로또 정보업체 사무실, 당첨번호 사실확인 증명서

업체 관계자는 “1등을 배출할 시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법무법인의 공증도 받는다”며 “회원들의 신뢰를 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또리치는 2014년 KRI한국기록원으로부터 '국내 로또 1등 당첨자 최다 배출' 기록을 인증 받았다.

이 업체를 통해 644회 1등 18억원에 당첨된 신희진(가명) 씨는 “처음 당첨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1등이란 사실을 믿을 수 없어서 하염없이 눈물만 났다”며 “정보 업체에서 주는 번호를 믿고 샀는데 1등에 당첨됐다”고 기뻐했다.

또 다른 당첨자는 어떨까? 642회 1등 12억 당첨자 장호준(가명) 씨는 “이제 속이 후련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집 계약을 잘 못해서 깡통전세를 떠안고 빚이 4억원이었다”며 “막막한 마음에 로또 정보업체에 가입했는데 정확히 5년만에 1등 12억원에 당첨됐다”고 웃었다. 그는 5년동안 참 고민이 많았다며 꾸준히 한 자신이 대견하다고 미소지었다.

물론 로또 정보사업의 특성 상 어려운 점도 많다고 한다. 운이지 않느냐, 아무 번호나 전달하지 않느냐 등의 항의 전화도 자주 오는 편이다. 이에 업체 관계자는 “사실 로또 정보 사업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 편견에 굴하지 말고 1등을 배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답했다. 이어"현재까지 회원들에게 로또 1등 조합 번호를 205회 전달했고 그 중 38명이 실제 1등에 당첨됐다"며"로또 정보사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도 아직도 남아있는 편"이라고 말한다.

로또 정보업체를 통해 1등이 자주 나오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로또 번호들의 출현 빈도 등을 고려해 매주 가능성이 낮은 번호는 과감히 버리고, 높은 번호 가운데 6개를 골라 전달하기 때문”이라며 “자사 회원 중에서 1등 당첨자가 자주 나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로또 당첨금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운을 전달한다는 로또 정보 사업.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수동 1등 당첨자를 연이어 배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로또 전문 포털(lottorich.co.kr)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니 로또 정보 사업의 미래가 기대된다.

NSP통신/NSP TV 박천숙 기자, icheonsu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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