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DI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디자이너이자 미술감독, 음악감독이었던 김상만 감독이 이제는 스릴러 영화를 만들었다.
심야의 라디오 생방송을 주제로 아나운서와 청취자의 심리전을 그려낸 심야의 FM은 스릴넘치는 액션과 가족 사랑에 대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새벽2시, 아늑한 밤을 느끼게 해주는 따뜻한 목소리의 아나운서 고선영(수애분). 그는 뉴스 앵커를 그만두고 자신의 이름을 건 영화음악 프로그램 심야의 FM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싱글맘으로 씩씩하게 살던 그는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미국행을 결심하고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된다.
약간 굵은 듯하면서 비음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을 뿜어낸다.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장식되리라고 생각했던 2시간의 방송.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아 그는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방송을 하는거야. 그렇지 않으면 네 가족을 죽여버리겠어!”
알 수 없는 청취자의 장난같은 전화. 그가 보낸 전화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그의 정체가 밝혀지고 고선영은 그때부터 범인과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고선영 역의 수애는 그동안 내면의 강인한 역을 연기해 왔다면 이 영화에서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말대로 방송하지 않으면 가족을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으며 끊임없이 범인의 심리를 파악하려 애쓴다.
반면 고선영을 협박하는 한동수(유지태분). 그는 세상의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살인마가 아니라 영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도 나쁜, 소위 쓰레기라고 일컫는 사람들을 죽이며 밤을 지키는 영웅이 되고 싶어한다.
잔인함과 비열함을 표정으로 연출하는 한동수역의 유지태는 <비밀애>를 통해 그동안 <올드보이>에서 보여줬던 잔인한 복수의 화신의 모습을 벗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심야의 FM을 통해 눈빛, 미소, 헤어스타일 등 모든것에서 잔인함이 묻어나는 연기를 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중계차량까지 동원하며 거리를 걸으며 방송하는 고선영.
그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한동수는 그런 그를 교묘히 따돌린다. 차량이 뜸한 도로. 폭주족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움과 함께 통쾌함을 주기도 한다.
결국 범인의 차를 들이 받아 그와 정면 승부를 하게 된다.
가녀린 몸에서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동생을 잃고 남아있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한다. 뛰고 구르고, 거칠게 차를 운전하고, 범인에게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그는 아이들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한동수가 이끌어가는 게임의 다급한 상황에서도 그는 침착하게 난관을 헤쳐간다. 엄마이기에 이겨야 하는 게임을 풀어가는 그의 용기는 대단하다.
순한 미소를 갖은 남자 유지태. 그는 한동수역을 맡으면서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잔인한 살인도 무표정하게 할 수 있는 냉혹한 사나이가 된다. 순한 미소는 잔인성을 가득담아 관객들에게 보낸다.
탄탄한 스토리, 긴장감을 놓치 못하게 하는 액션, 안타까움에 슬픔을 느끼게 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가을 스릴러 작품 최고로 꼽을 만하다. 개봉은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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