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DI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뒷산으로 도롱용을 잡으러 사라진 다섯명의 초등학생들...
그리고 21년이 지났지만 그 아이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2006년 이미 공소시효도 지났고 특별수사대도 사라지고 없는 가운데 사건은 대중들의 관심밖으로 사라지고 있었는데...
1986년부터 시작된 화성연쇄 살인사건, 1991년 당시론 충격적이었던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 그리고 이 영화의 소재가 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우리는 대한민국 3대 미제 사건이라고 부르는데 앞선 두 사건은 이미 봉준호감독의 살인의추억과 박진표감독의 그 놈 목소리으로 영화화 됐고 이제 개구리소년들만 남았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영화화가 시도되었고 가시적인 발표도 있었지만 사건의 무게만큼이나 영화로 옮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만들어 졌고 세상에 공개되면서 그 내용과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받는 냉혹한 현실에 던져졌다.
일단 의외로 케스팅이 화려하다.
박용우, 류성룡, 성동일, 성지루, 김여진... 젊은 스타나 화려한 인기를 얻고 있는 특급스타는 없지만 동시대를 주름잡는 연기파배우로 이만한 사람들이 없다 싶을 정도로 연기잘하는 배우들의 면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1991년 3월 기초의원선거를 치르던 어느날 아침, 평소와 같이 친구들과의 놀이를 위해 집밖으로 나간 다섯명의 아이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수색에만 30만명의 군경이 동원되고 그 기간만 10년8개월이 걸린 이 미재사건은 수 없는 억측과 의혹들이 난무했으며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전국으로 아이들을 찾아 다니면서 가정이 파괴되는 아픔을 남긴 슬픈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비극적인 사건을 어떻게 영화화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할때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관계가 생각보다는 그다지 드라마틱하지 않고 알려진 것이 단편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란 것이 사실 보잘 것 없었고 아이들의 사라졌고 오랜시간 동안 찾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라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굳이 영화로 만들 만큼 극적인 사건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객관적인 관찰자에 머무르지 않고 이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물론 영화를 감정적으로 풍성하게 만들고 특종을 잡기 위해 사건에 집중하는 방송국PD(박용우)와 자신이 세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광기에 빠진 대학교수(류성룡)를 등장시켜 극을 스릴러처럼 끌고 가기도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안의 사건의 자장안에서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또한 영화는 거짓말 처럼 사라진 아이들을 잊지 못하는 부모님들에게 많은 비중을 두면서 대중들의 관심밖에 있었던 그들의 아픔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숨가쁘게 리듬을 타며 효과적으로 전개하는데 극적인 긴장감을 위해 전반부는 사건을 쫓아가면서 방송국PD와 대학교수를 아이들의 부모들과 갈등으로 하는 관계로 설정해 스릴러장르로서 훌륭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다.
후반부는 살인범을 등장시켜 장르적인 쾌감을 관객에게 선사하며 완결성을 성취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듯한 아슬아슬한 설정은 아쉽게도 관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하지만 후반부의 몇가지 아쉬움 속에서도 영화는 기대이상의 성취를 이뤘고 울림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랜시간동안 관객들에게 머물것으로 보인다.
영화 아이들은 2월 17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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