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한글과컴퓨터 노동조합 행동주의가 회사 설립 이래 최초로 쟁의행위에 돌입하며 임금 인상 요구와 회사의 불통 경영에 대한 강력한 반발을 표명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글과컴퓨터지회(행동주의)는 지난 5월 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률(90.6%)로 가결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행동주의는 지난 1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임금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3년간의 평균 인상률(7.2%, 6.8%, 6.5%)을 고려해 최초 7.6% 제시 이후 7.3%의 평균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다.
반면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한글과컴퓨터는 최초 2% 제시 이후 4%, 4.3%라는 저조한 인상률을 제시하며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5월 15일 임금 교섭이 결렬됐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행동주의는 2차 조정 회의를 앞두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노조 설립 이후 최초 임금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에 진행된 2차 조정 회의마저도 회사 측 결정권자의 불참과 노사 견해차로 자정을 넘은 5월 27일 자정 09분에 최종 불성립됐다.
400여 명의 한글과컴퓨터 직원 중 과반수가 조직된 단일 노동조합인 행동주의는 이번 임금 인상에 대한 직원들의 광범위한 불만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일관성 없는 태도와 경영진의 모순된 행보는 직원들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
지회측은 “지난 3월 25일 한글과컴퓨터는 강당에서 직원들에게 추가 재원 마련을 통해 성과 중심의 HR 제도 개편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5월 26일 회사측은 직원들의 임금을 줄여서 발생한 차액으로 성과 중심 개편을 진행한다는 자료를 배포하며 기존 설명과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7일 대표가 기본급 없이 성과급만 받겠다고 발표한 자료와는 달리 1분기 재무제표에는 대표만 연봉이 인상돼 매월 375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불만을 표했다.
지회측은 “회사가 직원과의 소통 없이 제도를 개편하고 거짓과 모순으로 얼룩진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직원들의 분노를 샀다”며 “이는 압도적인 쟁의행위 찬성으로 나타났다”며 노동조합 설립 이후 첫 쟁의행위를 예고했다.
지회는 쟁의행위 돌입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황으로, 내부 상황과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및 수도권지부 등과의 공동투쟁 등을 고려한 계획을 수립한 뒤 진행할 예정이다.
정균하 한글과컴퓨터지회장은 “회사는 직원들의 분노를 직시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조합원들의 단결과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관철시킬 것”이라 선언했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지회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소속이다. 네이버지회, 카카오지회, 넥슨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 엔씨소프트지회, 웹젠지회, NHN지회, 야놀자인터파크지회, 넷마블지회, 알티베이스지회, 우아한형제들지회 등과 함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