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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4

조성목 금감원국장의 머니힐링, 사채의 덫 “신용카드를 잘라라”

NSP통신, 강은태 기자, 2012-11-12 06:00 KR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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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조성목 금감원 저축은행검사1국장이 사채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신용카드를 잘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조성목 금감원 저축은행검사1국장이 사채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신용카드를 잘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조성목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저축은행검사1국장은 사채의 덫은 상당부분 자신의 의지로 과소비 욕구를 억제할 수 없어 발생하는 잘못된 신용카드사용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조 국장은 사채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신용카드를 잘라야 한다”고 강권한다.

따라서 NSP통신은 조성목 국장의 머니힐링 네 번째 기고로 사람들이 사채를 이용하게 되는 이유와 그 메커니즘, 고리사채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 등에 관한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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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채를 쓰게 되는가

사금융 이용의 근본 원인은 두말할 것 없이 어려워진 경제여건이다. 2005년 금융감독원의 사채이용자 설문조사결과, 사채를 이용하는 이유는 교육비 등 급전필요 26%, 사업실패 19%, 실직 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이들은 사채를 빌려서 어디에 쓰고 있는 것일까? 10명중 4명은 기존 대출금, 특히 신용카드 연체금을 갚고, 4명은 가계생활자금, 즉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사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카드 연체대금 상환 목적으로 사채를 이용하는 비율이 7%p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카드 돌려막기를 더 많이 하고 있는 셈이다.

또, 신용카드 연체대금 상환목적의 사채이용자는 20대가 23%로 가장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사채 이용비율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결론은 감당할 수 없는 데도 젊은 기분에 무분별하게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채시장 진입 메커니즘

우선 제일 먼저 시작되는 것은 신용카드 돌려막기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 신청자 상당수가 처음에는 신용카드 한 장의 결제대금을 막기 위해 다른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빚이 시작됐다고 털어놓았다.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장은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고 두 장으로 안 되면 하나 더 발급받아 세 장의 카드로 돌려막을 수도 있다.

여러 장으로 늘어난 카드의 높은 현금서비스 이자와 연체이자를 계속 물어주다 보면 어느덧 카드는 8~10장으로 불어나게 된다.

카드 돌려막기가 시작되면 마치 절벽을 향해 굴러가는 스노우 볼처럼 빚이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게 된다.

현금서비스나 리볼빙(결제대금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연기하는 것)으로 돌려막기를 하면 다음 결제일에 이자를 포함한 원금에 다시 이자가 붙는 복리 효과가 발생한다.

게다가 카드대출을 여러 차례 받게 되면 신용등급이 점점 내려가 가장 낮게는 7%대에서 시작한 현금서비스, 카드론, 그리고 리볼빙 이자율 등이 나중에는 거의 30%에 육박하게 된다.

다음으로는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린다.(신용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은행 차입을 검토하기도 한다) 카드한도가 소진되어 카드 사용이 어렵게 되거나 매달 돌아오는 돌려막기가 지겨워지면 장기적인 계획을 고민하게 된다.

1년에 한 번쯤 만기가 돌아오게 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신용상태가 양호한 사람은 은행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은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게 된다.

신용카드를 자르고 소비습관을 바꾸면 여기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많은 사람은 다음 단계로 진입한다.

제도권 금융에 머무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이다.

이 단계에서는 연 30%가 넘는 대출로 신용카드 연체금을 내게 되고, 기존 제2금융권 대출이자도 내야 한다.

신용카드가 연체라도 걸리게 되면 이 기회마저 박탈되므로 대출기일을 잘 계산해서 차질 없이 돌려 막아야 한다. 점점 머리가 아파지고, 여기서는 전 단계보다 중단이 더 어려워진다.

사태가 더 심각해지게 되면 카드연체금을 대신 갚아준다는 사채업자를 찾아가게 된다. 사채를 맛보는 단계이다. 점점 수렁에 빠져간다.

신용카드 연체 사실이 여타 금융회사에 알려지는 날이면 돈을 빌린 모든 금융회사로부터 채무상환 독촉을 받을 판이다. 이자가 비싼 사채인 줄 알면서 할 수 없이 카드 연체금을 빌려준다는 사채업자를 찾아 간다. 점점 사채업자에게 길들여지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고리사채 빚 돌려막기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끝장이다. 본인도 모르게 깊이 더 깊이 수렁에 빠져간다.

이 단계에 이르면 이자율이 문제가 아니다. 이자를 갚지 않으면 직장이나 가정을 따지지 않고 하루 수십 차례씩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처음엔 동료나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대출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다. 사채업자에게 시달리지만 않아도 살 것 같다.

다른 사채 빚을 내어 돌리고 돌리기를 계속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전화번호도 바꾸고, 직장도 옮기고, 주민등록도 말소해 보지만 사채업자는 귀신같이 찾아온다. 집요한 사채업자의 작업에 걸려든 것이다.

NSP통신

◆고리사채 빚 갚으려고 콩팥까지 떼어 팔아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이나 인터넷에 버젓이 ‘신장 삽니다’라고 유혹하는 광고가 설치고 전화 해보면 가격은 수억에서 수천만 원 까지 천차만별.

그나마 계약 성사를 위해서는 검사비조로 착수금 몇 십만 원 정도를 먼저 입금 할 것을 요구한다.

착수금만 먹고 튀는 먹튀 사기도 많고, 둘 만의 계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돈은 받지 못하고 장기만 날릴 수도 있는 위험한 거래이다.

그뿐인가 장기 매매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장기를 팔고 사다가 걸리면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되기 때문에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기가 쉽지 않다.

사채업자는 이점을 노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사채시장 뒷골목에서 일어나고 있는 암울한 현주소다.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오죽하면 부모님이 주신 장기까지 팔려고 할까?

그만큼 사채가 무섭기 때문 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머니힐링에서 돈 때문으로 생긴 상처를 조기 치유(힐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채피해는 사전 예방이 최선

이렇게 무서운 사채의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건전하고 계획적인 소비습관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카드를 잘 사용할 수 없다면 지금 당장 카드를 자르라는 주장은 사채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매우 절박한 호소다.

그리고 우선 본인의 재무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모든 빚을 열거해 나가면서 본인도 모르고 있던 숨은 빚까지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본인의 소득 범위 내에서 엄격하게 지출을 통제해야 한다.

지출은 꼭 필요한 것, 쓰면 좋은 것, 쓰면 후회하는 것으로 분류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소득을 늘려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하루아침의 일확천금을 꿈꾸거나 본인의 학력과 재능만을 탓하지 말고, 작은 자격증이라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해 가면서 조금씩 좀 더 나은 직업군으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다.

또 서민우대 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해 적은 돈이라도 크게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부득이 사채를 사용하고 있다면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질병은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듯이 사채도 가까운 가족이나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적기에 확산을 차단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해결방법은 이것이다. 고금리 대출은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고,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소득과 신용을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해서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다행히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채무조정 프로그램, 환승론, 햇살론과 같은 다양한 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이지론 등을 통해서 가장 유리한 대출로 이자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성실히 노력하여도 더 이상 본인의 소득으로 부채를 감당한 능력이 없게 되었다면 법원에 개인회생 등을 신청하여 법적 구제를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목마른 자는 우물을 찾아야 하고, 우물을 찾는 노력을 한 자만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본인의 어려움을 주위에 널리 알리고, 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모쪼록, 대한민국에서 빚으로 고민하고 아파하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신용생활을 영위함으로써 활기차게 성장해 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다음 회에 계속…)

NSP통신에 칼럼을 기고한 조성목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장은 충남부여 출생으로 강경상고,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 세계경제최고전략과 과정 수료하고 한국은행, (구)은행감독원, (구)신용관리기금, (구)상호신용금고, 금융감독원 서민금융 지원실장 등을 거처 현재는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검사1국장으로 저축은행 검사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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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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