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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박인철 제주소공연회장, “누적 회수율 137.88%의 착시…제주 소상공인 갈라치는 온누리상품권법 개정해야”

NSP통신, 강은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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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철 제주소상공인연합회장이 온누리 상품권 사용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 강은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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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철 제주소상공인연합회장이 온누리 상품권 사용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 강은태 기자)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수치상으로는 대박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선 통곡 소리가 납니다. 관광객이 들고 온 온누리상품권 수백억 원이 제주에 풀렸지만, 정작 골목길 5인 미만 영세 점포 주인의 손에는 종이 한 장 들어오지 않습니다. 혜택을 줘야 할 정책이 소상공인을 편 가르고 있는 셈이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SEMAS)이 집계한 ‘제주 지역 온누리상품권 판매 및 회수금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4년간 제주 지역 온누리상품권 총판매 금액(유통 규모)은 713억 1000만 원, 총회수액은 983억 2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회수율은 무려 137.88%. 제주도민이 직접 구매한 금액보다 무려 37.88% 많은 상품권이 제주 현지에서 소비된 것이다. 육지에서 타 지자체를 통해 구매된 온누리상품권이 관광객 편에 들려 제주 상권에 대거 흘러 들어간 결과다.

숫자만 보면 ‘지역 상권의 경사’이자 온누리특수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보인다. 그러나 박인철 제주소상공인연합회장(이하 제주소공연)의 시선은 냉철했다. 그는 이 화려한 지표 뒤에 숨겨진 '골목 상권의 극심한 양극화'라는 차가운 그늘을 직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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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법제도의 낡은 틀 때문에 도내 대부분의 5인 미만 소상공인 점포는 손님이 온누리상품권을 내밀어도 결제조차 받을 수 없다. 박 회장은 이를 “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또 다른 차별과 갈라치기”라고 규정했다. 본지는 지난달 31일 제주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송치영) 지역 순회 간담회인 제주간담회 현장에서 박 회장을 만나 높은 회수율 뒤에 숨은 제주 상권의 실태와 이를 바꿀 제도적 해법을 들어봤다.
2000㎡ 획일적 기준에 갇힌 골목상권… ‘마태 효과’ 부추기는 법제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은 소비자에게 7~10%의 할인 구매 혜택과 40%의 소득공제를 제공하는 전국 단위 특수 목적 상품권이다. 혜택이 워낙 크다 보니 전국적으로 사용액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유용한 정책적 수단이 정작 가장 보호받아야 할 영세 소상공인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인철 회장은 그 근본 원인으로 ‘전통시장 및 상권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 제2조의2’ 조항을 짚었다. 해당 법안에 따라 온누리상품권은 지정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가맹점 자격을 얻으려면 2000㎡ 면적 안에 30개 이상의 점포가 밀집한 전통시장이나 골목형 상가 내에 자리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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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이 같은 법적 한계를 완화하고자 2025년 4월 23일 ‘제주도 골목형상점가 기준 및 지정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2000㎡ 내 15개 이상(도서 지역 10개 이상) 밀집 상가로 문턱을 낮췄다. 그러나 상가가 넓게 흩어져 있는 도외곽이나 단독 영세 점포는 여전히 가맹 가입이 불가능하다.

박 회장은 “제주도가 조례를 개정해 기준을 다소 완화했지만 15개 미만의 점포가 흩어져 있는 골목길이나 도서 지역 영세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가맹점이 될 수 없다”며 “결국 잘 나가는 밀집 상권에만 손님이 몰리고 외곽의 5인 미만 점포는 더 가난해지는 ‘마태 효과(Matthew Effect)’, 즉 부익부 빈익빈의 경제 논리가 현장을 짓눌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면적 규제 철폐하고 ‘착한 사마리아인 법’ 식 상생 모델 구축해야”
박 회장은 소상공인을 편 가르는 인위적 규제 장벽을 조속히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기준에서 면적이나 점포 밀집도 조건을 아예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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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단지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상생 대안도 제시했다. 소상공인들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는 대신, 매출이 많은 우수 점포가 영세한 소상공인 점포를 지원하고 자립을 도울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이른바 ‘착한 사마리아인’ 정책을 명문화하자는 구상이다.

“잘되는 점포가 영세 소상공인에게 홍보나 판매 비법,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소상공인이 소상공인을 서로 도우며 함께 자립하고 경쟁력을 키워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정답입니다.”
“가장 아픈 역사의 도시 제주…소상공인 정책적 갈라치기 멈춰라”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박 회장은 제주도의 지역적 특수성과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며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의 전향적인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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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역사를 간직한 도시입니다. 그런 만큼 그 어떤 행정이나 정책도 소상공인을 갈라치고 분열시켜서는 안 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라는 것은 도시 상권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존 게임에 불과합니다. 제주 소상공인들을 그런 혹독한 환경으로 내몰아서는 안 됩니다.”

그는 온누리상품권 정책이 경제적 약자인 영세 소상공인을 외면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 제주 소상공인들은 서로 아껴주고 존중하며 다 함께 행복해지기를 희망합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소상공인들의 이 간절한 소망을 깊이 새기고 조속히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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